2000년 이후 일반 해외여행자 1인당 해외지출액은 거의 변하지 않았으나 유학.연수생 1인당 지출액은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계의 해외소비지출이 모두 국내소비로 전환됐을 경우 2000년 이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3%포인트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21일 한국은행 조사국이 작성한 `최근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의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유학.연수 목적의 출국자 1인당 경비는 2000년 3천769달러였으나 2005년에는 7천740달러로 5년새 105.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유학.연수생 1인당 경비는 2001년 3천852달러, 2002년 4천149달러, 2003년 5천331달러, 2004년 6천330달러 등으로 연평균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반여행 출국자의 1인당 경비는 2000년 1천175달러, 2001년에는 1천128달러, 2002년 1천333달러, 2003년 1천224달러, 2004년 1천169달러 등으로 큰 폭의 변동이 없었으며 2005년에는 1천247달러로 2003년 수준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을 나타냈다.
이러한 현상은 일반여행자의 경우 해외체류이 짧고 지출규모도 일정범위 내에서 제한적인데 반해 유학.연수생의 경우 갈수록 체류기간이 길어지고 동반가족의 생활비 등으로 씀씀이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2000년 이후 올해 10월말까지 서비스수지의 적자누계는 595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일반여행과 유학.연수 경비를 합친 여행수지 적자가 372억2천만달러로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은은 "국내 관광 및 교육부문의 국제경쟁력이 매우 취약해 관광 및 유학관련 출국자가 빠르게 증가, 서비스수지 적자를 확대시키는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일반여행 출국자 증가세를 억제하기 어렵겠지만 입국여행자수나 관광수입면에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1% 정도에 불과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여행입국자수는 2002-2004년 평균이 530만명으로 세계 33위로 세계 점유율이 0.8%에 불과했다.
관광수입은 같은 기간 평균이 57억5천만달러로 세계 23위 수준에 점유율은 1.0%에 그쳤다.
한편 한은은 1970년 이후 30여년간 서비스수지가 기조적으로 적자를 보이다가 흑자로 돌아선 국가는 181개국 가운데 6개국에 불과하며 이들 국가의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도 연 50억달러 미만에 그쳤다고 설명하면서 외국의 사례에 비춰 볼 때 한국의 여행수지 적자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추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추세가 계속된다면 국내소비 위축에 따른 성장저하, 경상수지 적자 전환 등으로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부담을 초래할 것으로 한은은 우려했다.
한은은 가계의 순해외소비가 모두 국내소비로 전환됐을 경우 2000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0.3%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00년 성장률은 8.5%였으나 해외소비가 국내소비로 전환됐을 경우 실제 성장률은 9.0%로 올라간 것으로 추산되며 2002년의 성장률 7.0%도 7.7%까지 높아질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작년 4.0% 성장률은 4.4%까지, 올해 상반기의 5.7% 성장세는 5.9%까지 높아질 수 있었으나 해외소비 확대로 그만큼 성장률이 둔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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