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총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고려대가 교내에서 출교(黜校) 조치에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학생들을 상대로 천막을 철거하라며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20일 고려대와 출교자대책위원회에 따르면 고려대는 본관 앞에서 출교 반대 농
성을 벌이고 있는 출교생 7명을 포함한 학생 20명을 상대로 지난달 28일 서울중앙
지법에 `천막철거 및 대지명도' 소송을 제기했다.
고려대는 소장에서 "피고들이 공식 행사가 많이 개최되는 교내 본관 앞 부지를
점유하고 대형 천막을 치며 농성을 벌여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행정 업무에 지
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성 학생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학교측이 총장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요구를 줄곧 무시하더니 이제는 부당한 징계에 항의하는 학생들의 정당한
목소리까지 막으려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차기 총장인 이필상 교수가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출교 문제를 해결
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학교측이 소송을 제기해 와 당황스럽다"며 "21일 차기 총
장의 취임식이 열리는 교내 인촌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송을 제기한 학교
측을 규탄하고 차기 총장에게 대화로 사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지난 4월 `교수 출입방해' 사태를 야기한 책임을 물어 징계위원회를
열고 개교 이후 처음으로 7명의 학생들에게 출교 조치를 내렸고 해당 학생들은 이
에 맞서 교내 본관 앞에서 20일까지 243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출교 조치 후 학교측이 학생들의 대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자 출교 학생들은 7
월 학교를 대상으로 출교처분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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