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앞두고 프로야구 8개 구단이 전력 보강 작업을 사실상 마침에 따라 내년 전력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벌써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각 팀들이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여부다. 유니폼을 바꿔 입은 한국형 용병들과 한국 무대를 처음으로 밟는 선수들 간 기량차에 초점이 맞춰진다.
외국인 선수는 팀당 2명씩 보유할 수 있는데 내년 시즌에는 투수만 10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야구'의 대명사 김성근 감독과 '헐크' 이만수 수석코치를 앞세워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선언한 SK 와이번스는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카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케니 레이번과 마이크 로마노 두 외국인 투수를 한꺼번에 데려와 선발진을 튼실히 구축했다.
레이번은 올해 대만프로야구 라뉴 베어스의 1선발로 맹활약했고 로마노 역시 2년간 아시아 야구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SK의 기대가 크다.
또한 SK는 LG에서 방출된 베테랑 우투수 최상덕을 데려온 것을 필두로 좌투수 가득염도 불펜에 추가했다.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투수 김원형과 포수 박경완을 다른 팀에 빼앗기지 않고 모두 붙잡는 등 전력 자체는 확실히 '플러스'됐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우승 청부사' 김재박 감독을 새로 영입한 LG 트윈스도 삼성에서 재계약을 포기한 팀 하리칼라를 데려와 박명환과 원투 펀치를 맡기면서 이병규를 주니치 드래곤스에 빼앗긴 것을 마운드에서 상쇄했다.
롯데는 FA 노장진을 안 잡는 대신 SK에서 뛰었던 빠른 볼 투수 호세 카브레라를 영입, 뒷문을 강화했다. 또 박석진, 강영식 등 삼성 불펜에서 힘을 보탰던 투수들을 영입, 계투진을 살찌웠다. 불혹의 나이에도 여전한 장타력을 선보인 펠릭스 호세도 계속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반면 올 시즌 전력에서 '마이너스'가 된 팀도 있다.
KIA는 믿었던 1선발 투수 세스 그레이싱어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로 옮김에 따라 당장 믿을만한 외국인 선발 투수 1명을 새로 찾아야 할 판이다. 현대에서 영입한 베테랑 래리 서튼이 타선에서 힘을 발휘해 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도 하리칼라 대신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했던 크리스 윌슨을 데려왔다. 제이미 브라운과 1,2선발을 맡을 예정인데 문제는 토종 에이스 배영수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하면서 임창용이 3선발로 얼마만큼 활약해 주느냐다.
투수 마이클 캘러웨이와 2년 만에 돌아온 외야수 클리프 브룸바를 앞세운 현대는 한국 무대에 익숙한 선수들이기에 큰 걱정은 없다. 서튼보다 젊은 브룸바가 2004년처럼 맹타를 과시해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다니엘 리오스, 맷 랜들 등 든든한 원투 펀치가 건재한 두산은 용병 문제는 걱정 없으나 박명환을 LG에 빼앗겨 믿음직한 3선발 투수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제이 데이비스, 루 클리어 등 외국인 타자들이 부진했던 한화는 일단 데이비스는 계속 기용할 예정이나 다른 1명의 기용 방안을 놓고는 아직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다만 현대, 두산, 한화는 병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선수가 많아 이들의 선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는 '불펜의 핵' 신철인이 군에 입대하지만 마일영, 이상열이 돌아오고 두산도 구자운, 이경필, 노경은 등이 가세, 계투진의 두께가 한 층 두꺼워진다. 특히 두산은 한 방 있는 타자 유재웅의 가세로 타선에서도 활력이 넘칠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한화는 교타자 이영우와 좌투수 박정진이 합류, 톱타자와 좌투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해 줄 전망.
롯데도 임경완과 김사율의 합류로 불펜 운용에 숨통을 트이게 됐다. LG는 상무에서 거포로 이름을 날린 김상현이 3루 자리를 확실히 꿰찰 수 있느냐가 타선 부활에 결정적인 요인이다.
수준급 영건들이 차고 넘치는 KIA도 상무에서 제대한 우투수 고우석에게 주목한다.
'커브의 달인' 윤성환과 포스트 안방 마님 현재윤이 돌아오는 삼성도 전력에 큰 힘을 얻을 것으로 보여 내년 프로야구는 전력 평준화가 가속되면서 치열한 접전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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