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유용한 제품을 디자인하고 싶어요"
2007학년도 서울대 수시 전형에서 미술대학 디자인학부에 합격한 전북 익산 남성여고 3학년 김예솔(19.지체장애 1급)양.
어렸을 때부터 하반신 장애로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는 김 양은 장애인 특별 전형이 아닌 일반 수시 전형에 응시, 당당히 서울대 합격증을 거머쥐었다.
"장애인이라는 시선을 빼고 나를 바라봐주길 바랐어요. 적어도 미술에 있어서는 다른 일반 학생들과 경쟁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내 자신을 평가받고 싶었어요"
학교를 오가는 것은 물론 책상에 앉으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지만 김 양의 학교 성적은 늘 전교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우수하다.
김 양이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고1 때. 키가 작은 친구가 평균키에 맞춰져 있는 장롱 높이나 문고리의 위치 때문에 힘들어 하는 것을 보면서부터다.
"장애인을 위한 시설도 마찬가지에요. 장애인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거든요. 각도나 위치를 조금만 신경 쓰면 되는데..."
오는 20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앞둔 김양은 요즘 다른 예비 새내기들처럼 앞으로 펼쳐질 대학 생활에 대한 꿈으로 잔뜩 들떠 있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봉사 활동이랑 과외도 하고 싶고 미술과 관련된 아르바이트도 하고 싶어요"
세계적인 유니버설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김양은 "유니버설 디자인이 복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꼭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만 하려는 건 아니다. 노인, 어린이, 키가 큰 사람, 작은 사람 등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을 하고 싶다"며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익산=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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