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파 시간표에 남는 시간에는 '생스' 하고 취업과외, 면접 성형까지..."
극심한 취업난이 계속된 올해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생스(생활 스터디)'나 '취
업과외' 등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취업문을 뚫기 위한 갖가지 신풍속이 등장했다.
취업포털 커리어(www.career.co.kr)는 대학생 1천420명을 상대로 올해 대학가에
등장한 이색 풍속을 조사해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20일 발표했다.
◇ '생활 스터디' 붐 =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공부하며 취업을 준비하는 '
동고동락형 생활 스터디' 유행이 18.2%로 1위를 차지했다.
줄여서 '생스'라고도 불리는 생활 스터디는 단순한 취업 준비 스터디 수준을 벗
어나 자습, 식사, 운동까지 함께 하며 학습의지를 다지고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취업
준비생들 사이에서 각광받고 있다.
생활 스터디는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공무원 시험이나 교사 임용시험, 언론사 시
험은 물론 특정 기업체 입사 준비생이나 토익 준비생들 사이에서도 유행하고 있다고
커리어는 설명했다.
◇ 취업박람회와 축제의 '합체' = 2위는 '축제처럼 치러지는 취업 박람회'(16.3
%)가 차지했다.
각 대학의 취업박람회가 기존의 딱딱한 분위기를 벗어나 댄스 공연이나 게임ㆍ
마술쇼 등 다양한 행사를 병행하면서 학생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성균관대와 고려대, 한양대는 지난 9-10월 잇따라 취업박람회를 열면서
오프닝 행사로 비보이 공연을 마련하고 '취업 골든벨', '취업사주 카페' 등 축제 형
태의 다양한 행사를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 테마형 MT 등장 = 취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테마형 MT'의 등장이 응
답자 중 13.8%의 선택을 받아 3위에 올랐다.
새내기 환영MT를 도배봉사와 도시락 배달 활동으로 치른 한남대나 올해 4월 광
주대 레저스포츠학부의 폭설 피해현장 봉사MT, 전공실력 경연대회를 개최한 호남대
뷰티미용학과 MT 등이 그 예다.
커리어 관계자는 "취업난으로 학생들이 단순히 '먹고 마시는' 기존 형식의 MT보
다는 봉사활동을 하거나 문화체험, 전공 경연대회 등 테마형 MT로 봉사경력이나 경
험을 쌓는 편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이버강의 인기..'주영파'도 등장 = 4위(11.16%)는 취업 준비 등으로 바쁜
대학생 사이에서 사이버 강의가 인기를 끄는 경향이 차지했다.
사이버 강의를 수강하면 등교하지 않고도 온라인 수업을 듣고 남는 시간에 취업
준비나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데다 사이버 강의 수나 교육 내용도 다양화하고 있
어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취업으로 바쁜 4학년생 가운데에는 사이버 강의를 활용해 일주일에 2-3일씩만
등교하는 '주이파', '주삼파'는 물론 모든 강의를 온라인으로 수강하는 '주영파'도
생겨나고 있다고 커리어는 설명했다.
◇ '취업 성형' 유행 = 면접 등 취업을 목적으로 각종 성형이 유행한 것이 5위(
8.9%)로 꼽혔다.
면접관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실제 성형수술을 하는 것은 물론 이력
서 사진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보정하는 '사이버 성형'이 유행했으며, '목소리 성
형', '관상 성형' 등도 화제가 됐다.
◇ '족집게 취업과외' 성행 = 대기업 전형과정의 '족집게 과외'도 성행해 7.9%
로 6위를 차지했다.
대기업 입사 전형이 까다로워지면서 삼성의 SSAT 등 기업별 직무적성검사의 모
의고사가 등장해 높은 참여도를 나타냈고 면접에 대비한 1대1 과외를 실시하는 학
원들도 호황을 누렸다.
이밖에 '부자 동아리' 등 경제적 마인드를 갖추려는 대학생들의 재테크 열풍(7.
4%)과 만화 읽기 등 대학 이색강의 인기(6.9%), 각 대학들의 취업 경진대회 개최 붐
(5.4%), 취업 운세.점보기 인기(3.6%)등이 올해 성행한 신풍속으로 꼽혔다.
커리어 관계자는 "심각한 취업난을 극복하려는 대학생들의 노력이 기존에 찾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대학문화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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