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남자 73kg급에서 '한판승의 사나이' 이원희(25.KRA)의 강력한 라이벌인 김재범(21.용인대)이 이원희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원희 형이니까 따낸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김재범은 1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8회 세계대학생유도선수권대회 남자 73kg급에 출전한 뒤 "도하아시안게임은 원희 형이니까 딸 수 있었던 금메달이다. 내가 나갔더라면 성적을 못 냈을 것"이라고 겸손한 소감을 밝히며 "원희 형이라 힘든 과정을 극복하고 우승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를 제치고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등 줄곧 이원희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김재범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에서 이원희에 져 태극마크를 놓친 선수다.
특히 1,2차 선발전에서는 모두 이원희를 이겼지만 가장 배점이 높은 최종선발전에서 이원희에 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7월 열렸던 최종선발전 이후 11월 열린 2007년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 출전했던 김재범은 그러나 이 때 입은 무릎 부상으로 현재 훈련을 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김재범은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병원에서는 4-5개월 정도 운동을 쉬라고 했다. 이후 11월에 열린 KRA컵에도 출전하지 못해 이번 대회에서는 무리해서 나왔는데 역시 준비가 안돼 좋은 성적을 못 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겨우 이틀 훈련하고 나왔다는 김재범은 이날 3회전에서 미구엘 로메로(스페인)에 누르기 한판으로 진 뒤 패자전에서도 리 신킨(영국)에 어깨로메치기 한판으로 무릎을 꿇어 입상하지 못했다.
김재범은 "우선 부상을 입은 무릎을 말끔하게 치료하는 것이 먼저다. 어깨도 안 좋은 상태인데 몸을 완벽히 만든 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너무 오래 쉬면 안 좋을 것 같아서 나왔다"는 김재범의 다부진 각오는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다시 한 번 이원희와 피를 말리는 경쟁을 예고하기에 충분했다.
현재 2007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1차 대회에서 우승한 김재범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원희가 같은 점수를 받았지만 아시안게임 1위 포인트를 추가한 이원희가 다소 앞서있다.
(수원=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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