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18일 농심(農心) 잡기에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시에 거주하는 지식인, 화이트칼라 층에서 상대적으로 많
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전 시장 입장에서는 지지층 확산 노력의 일환이다.
이 전 시장은 오전 경기 여주에 위치한 종묘생산업체인 `농우바이오'를 방문해
R&D(연구개발)센터와 농장에서 배양.재배되고 있는 종자 및 묘목을 둘러본 뒤 경영
진 및 연구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농우바이오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국자본에 흡수되지 않고 살아남은
유일한 `토종' 종묘생산업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방문지로 결정했다고 한다.
이어 그는 오후 경북 칠곡으로 이동해 `참나이스 농민축제'에 참석, '창조적 도
전이 역사를 바꾼다'는 제목으로 특강을 한 뒤 특화된 생명농법을 개발한 농민들에
게 감사패도 수여한다.
`참나이스'는 유기농법과 자연농법을 결합한 제3의 `친환경생명농법'을 추구하
는 젊은 혁신 영농인들의 전국 연합체. 이 전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이
단체의 고문으로 위촉됐으며, 지난 여름 `미래비전 정책탐사'의 첫 일정으로 이 단
체의 `폐교 수련회'에 참석해 밤샘 토론을 벌인 바 있다.
그는 이날 농우바이오 연구원 간담회와 참나이스 축제 특강에서 "개방경제 시대
를 맞아 농업 분야는 국제경쟁력이 취약한 만큼 단기적으로 자유무역협정(FTA) 협
상 유예 등이 필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미리 확보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그는 또 "언제까지나 시장을 닫아놓고 보호할 수 없는 만큼 우리 고유의 특화된
농업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이 전 시장은 특강 직후 귀경해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열리는 노숙인 연극단
의 연극 `사랑 한번 해보고 싶어요'를 관람한다. 국내 첫 노숙인 극단 `징검다리'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무대에 올리는 이날 공연은 지난해 12월 `노숙인다시서기지원
센터'가 마련한 연극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노숙인이 "연극무대에 실제로 서
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하면서 성사됐다.
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월 노숙인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주선해주는 작업을 직접 챙겼던 그는 이날 행사에서도 근로를 통해 삶과
가족을 되찾으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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