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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하고 쫄깃하고 알큰한 연극 한편이 관객을 찾아온다. 광주광역시립극단(박윤모 예술감독) 제2회 정기공연 연극 '뻘'이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안톤 체홉의 희곡 '갈매기'를 모티브로 81년 봄, 보성 벌교를 무대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지난해 연극 '목란언니'로 대한민국 연극상, 연강예술상, 동아 연극상을 휩쓸며 저력을 보여준 보성출신 김은성 작가의 또 하나의 역작 '뻘'이다. 지난해 두산아트센터에서 창작자 육성프로그램으로 기획 제작돼 한 달 동안 초연한 작품으로 화제가 된 작품이다.

원작 '갈매기'가 인간 욕망에 대한 보편적 형상화라면, 연극 '뻘'은 남도의 생명력을 담아내고자 했다. 남도인의 삶과 역사를 들여다보면 검질기게 끈기 있는 것이 그야말로 뻘처럼 찐득찐득한 힘이 있다. 안으로 구멍을 팔지언정 부드러운 수평을 유지하는 뻘 생물의 말랑말랑한 힘처럼, 겉으로는 강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욕망과 좌절 사이에서도 찐득찐득하게 살아내는 이들이 있는 한 삶은 계속된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일 년 전 오월 광주를 경험한 대학생 운창은 선배 정석과 함께 고향 벌교로 내려온다. 운창의 어머니이자 60년대 가수왕 동백은 작곡가 갤럭시 박과 함께 은둔여행을 오고, 운창은 역전식당 딸 홍자와 함께 3인조 록밴드 '블랙시걸'을 결성해 독특한 음악을 선보이지만 시큰둥한 반응에 분노한다. 갤럭시 박과 홍자는 차츰 가까워지고 이를 지켜보는 운창의 마음은 혼란스러운 가운데, 얽히고설킨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쌓여 간다.

신구 세대를 상징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 대사, 이야기가 담긴 노래 등이 잘 엮어진 작품이다. 특히 대중가요, 민요, 구전가요 등 총 13곡에 달하는 노래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극의 의미와 재미를 한층 더해 준다. 뻘의 노래 속에서 복잡하게 얽힌 각 인물들의 꿈과 욕망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칠게 길게 농게 엽낭게 눈콩게 털보긴눈집게 방게 갈게 범게 말똥게 민꽃게 긴발가락집게..." 등 갯벌에 사는 생물들이 총출동하는 노래 '뻘'은 재미난 가사와 80년대 록 사운드를 재현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송골매와 산울림의 사운드를 바탕으로 작곡된 노래이다. 작곡 및 음악감독은 우리 지역 음악인 오영묵씨가 맡았다.

연출은 한예종 출신의 박해성씨가 맡았고 김종필, 송흥진, 이지현, 최은영, 이영환 등 총 열한명의 배우들이 출연한다. 특별히 부각되는 주인공이 없이 따로 또 같이 조화로운 연기를 펼친다. 구수한 사투리와 언어의 재미를 살린 대사를 음미해보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이다.

박윤모 예술감독은 "한마디로 꼬막처럼 간간하고 쫄깃허고 알큰한 연극이다."라고 소개하며 "시대의 아픔, 개인의 좌절 속에서 누군가에게 꿈과 힘이 되었던 노래를 끄집어내었다. 최근 '임을 위한 행진곡'을 두고 벌어지는 작금의 상황에서 시대를 뚫고 살아남는 노래, 이 노래의 힘이 무엇인지 연극 뻘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립극단 두 번째 정기공연 연극 ‘뻘’은 2013페스티벌 오! 광주브랜드공연축제 참가작으로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삼일 간,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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