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정몽준)이 광주시에 '제2무등도서관' 건립 약속은 광주시가 약속한 토지매입을 하지 않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4일 아산복지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정몽준 전 대표가 광주시를 방문해 송귀근(국가기록원장) 당시 행정부시장과 대화 도중 정주영 회장이 건립해 기증한 무등도서관이 노후화되었다는 대화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지원에 대한 의견이 교환됐다는 것.
이 같은 도서관 건립 지원이 가시화되면서 당시 무등도서관 정반표 도서관장(퇴임)이 현 도서관 옆 토지를 매입해 제2 무등도서관 신축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전달되면서 검토가 시작됐다.
5.18 광주 항쟁 직후인 지난 81년, 선친인 고 정주영 회장이 44억 원을 투입해 건립한 무등도서관이 3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되었다는 건의를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 들은 정 전 대표는 정주영 회장 10주기를 맞아 선친과 광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난해 6월 100억 원을 투입해 현 무등도서관 옆에 도서관 건립을 약속했다.
그러나 아산재단 측은 "최근 도서관 건립을 타진하기 위해 광주시가 수차례 아산재단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검토뿐이었다는 언론보도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현 무등도서관 옆 토지를 매입해 계획서를 보내주면 검토해 실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정 전 대표는 새누리당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지난 5월 1일 광주를 방문할 당시 두암동 무등도서관 현지를 직접 방문했으며, 이 자리에는 광주시 문화수도 임영호 정책관이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을 찾은 정 전대표는 "선친 정주영 회장의 기부 뜻을 받들어 바로 옆에 신관을 지어 기증하겠다"고 밝혔으며 "광주시가 토지매입을 했느냐는 질문에 임영호 정책관은 토지매입을 못 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광주시가 애초 현 무등도서관옆 공원용지에 신축 계획을 세웠으나 서구와 광산구 출신 시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시립도서관을 유치해야 한다는 강력한 요청에 따라 광주시가 토지매입을 하지 못해 아산재단이 지원할 제2 무등도서관 추진이 더딘 것으로 취재결과 밝혀졌다.
이에 광주시 문화수도과 임영호 정책관은 지금까지 도서관 계획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솔직히 아산재단이 지원해주면 서구와 광산구에 건립할 계획이었다"며 "현 무등도서관 옆 토지를 시비로 매입하면 시립도서관이 없는 서구와 광산구 출신 시의원들이 난리가 날 수 있는 사항이어서 광주시가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며 곤혹스러운 입장을 설명했다.
임 정책관은 "강운태 시장이 정 전 대표에게 전화를 통해 지원을 요청했었지만, 광주시 실무부서에서 아산재단과 접촉할 수 있는 창구를 찾지 못해 일이 늦어진 것도 사실이다"며 "더구나 서구와 광산구에는 시유지가 있어 광주시 입장에서는 새로운 도서관 신축이 쉽지만, 정 대표가 생각하고 있는 현재 장소의 토지 매입은 어렵다"고 솔직한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임 정책관은 "최근 방송보도 내용은 인터뷰 일부분이 잘못 전달돼 오해가 없길 바란다"며 "아산재단이 도서관 지원에 대한 광주시의 일련의 대응은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임 정책관은 "아산재단이 현 무등도서관 아닌 장소 선택에 전향적인 검토를 해주길 바란다"며 "정주영 회장의 뜻을 받들어 '아산도서관' 또는 '정주영도서관' 등 명칭 사용은 가능한 만큼 아산재단과 협의를 통해 원만한 해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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