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를 놓고 여야가 끝없는 공방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모두 전향적 입장을 보이면서 `화해 무드'가 조성
되는가 했지만 15일 양당은 원내 협상을 중단한 채 서로를 강력히 비난하는데 주력
했다.
한나라당은 `교육파괴 날치기 사학법 즉각 재개정하라'는 구호를 연단 뒤에 붙
여놓은 가운데 의원총회를 열고 사학법 재개정과 새해 예산안 처리 연계를 사실상
공식화한 뒤 국회 본청앞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사학법 재개정 관철을 다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결의대회에서 ▲개방형이사 추천권 확대, 임시이사의 선임주
체 변경, 대학평의원회 자문기구화 등 5가지 핵심 요구 사항의 관철 ▲정부의 정관
개정 압력 및 협박성 감사 중단 ▲여당의 대국민 호도 행위 중단 및 적극적인 사학
법 재개정 참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는 "여당이 사학법 재개정에 대해 지금과 똑같은 방식
으로 한다면 부득불 예산안과 연계 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고, 강재섭
(姜在涉) 대표는 "우리는 사학법 재개정을 이룰 때까지 사실상 정기국회가 계속
되고 있다는 정신으로 최선을 다하도록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이 날로 양당이 합의한 예산안 심의 기한이 완료됐음을
들어 "한나라당이 시급하지 않은 사학법 재개정을 위해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볼모
로 잡고 있다"고 반격했다.
우리당은 또 한나라당이 끝까지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비교섭단체
들과 함께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웅래(盧雄來)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브리핑에서 "한나라당의 말 바꾸기와 합
의 불이행, 불성실로 국회가 파행되고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한나라당
의 작태를 보면 한나라당은 대화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극복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은 예산을 심의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
다. 시간이 부족한데 왜 예산심의를 불참하고 거부했느냐"며 "한나라당은 국감을
한달 연기하는 대신 예산안을 12월 9일까지 반드시 처리한다고 했으니 시간이 부족
하다는 것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당은 예산안을 볼모로 한다고 해서 무조건 한나라당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과 예산안을 함께 처리할 수 있도록 대화와 타협을 모색하
겠지만 안 될 경우 `야 3당'의 협조를 구할 때가 멀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