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의 전교조 중등지회가 일제고사 거부투쟁을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이들 전교조와 좌파 정당들은 전국 단위의 진단평가나 성취도 평가를 ‘일제고사’라고 폄훼하고 공격한다. 그런데 그 공격의 논거가 참 웃긴다. 아이들이 시험 지옥에 빠지고, 학교서열화를 부추긴다는 것이 공격의 논리다.
성취도 평가를 본다고 해서 학생들이 시험지옥에 빠진다는 논리도 이해할 수 없지만, 전국의 학생들이 같은 시간에 같은 문제로 치르는 시험이 비난받아야 하는 이유는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일제고사란 일정한 시간에 모두다 똑같이 일제히 시험을 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필자도 어린 시절 전국 단위의 일제고사를 봤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었고, 거기에 자극을 받아 더 열심히 공부한 적도 있다.
이러한 시험의 목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지금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 일과 또 하나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이루어냈는가에 대한 성취도 점검이다. 그런데도 좌파 정치인들과 전교조 교사들은 이 모든 것을 ‘시험지옥, 학교서열화 매기기’로 매도한다.
그렇다면, 이 나라 전체 학생들의 실력을 알기 위해서는 일제고사 말고 다른 방법이 어디 있는가. 같은 시간대에 같은 시험문제로 다 같이 보는 것 말고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그 방법을 제시해 보라. 전교조는 국가가 요구하는 국가 수준의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좋겠다는 대안도 없이 일제고사를 무조건 경멸하고 있다.
그리고 전교조 교사들은 학교 선생님들이 그 학생의 실력을 더 잘 알고 정확하다는 논리를 편다. 그래서 일제고사가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 이 또한 웃기는 이야기다. 국가는 학교 단위에서 치르는 시험에서 알 수 있는 학생의 실력을 알고자 함이 아니다. 국가가 요구하는 기준에 따른 실력을 알고자 하는 것이다.
나아가 전교조와 좌파 정당인들은 학교서열화를 만악(萬惡)의 근본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다니는 학교의 수준을 알고자 한다. 그것은 국민의 알권리에 포함된다. 내 자식이 다니는 학교, 똑같은 국가 예산 지원을 받고, 똑같은 환경의 학군(學群) 내에서 우리 학교는 어느 정도인가는 반드시 알아야 할 항목이다.
그것은 그 학교 교사의 열성 정도에서 달라지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얼마나 잘 가르치고 , 노력하는가를 알아야 할 것 아닌가.
그러나 전교조와 좌파정치인들은 무조건 반대한다. 아마도 학교 성적의 수준이 알려지게 되면, 성적 낮은 학교의 교사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그러리라 짐작된다.
학생은 공부하는 것이 전부다. 공부는 실력을 쌓기 위함이다. 그 실력은 훗날 사회에 나아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준다. 실력이 높으면 높은 만큼 좋은 직장과 높은 보수를 받을 것이다. 반면 실력이 낮으면 그 삶의 경쟁력도 떨어질 것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우리 학생들은 공부를 한다. 그것은 이상과 꿈으로 나타난다. 청춘의 꿈. 의사가 되고 박사가 되고 유엔사무총장이 되는 꿈. 시인이 되고 음악가가 되고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꿈. 그래서 우리 청소년들은 지금도 운동장을 달리고 발이 부르트도록 공을 차고 책을 읽는다.
따라서 왜 학생의 장래를 위해 보는 시험이 일제고사가 되면 안 되는 것이며, 왜 어느 학교가 더 우수한지를 알아서는 안 되는 것인가?
2009년 교육예산이 41조 5000여억 원이다. 만 원짜리 지폐로 쌓으면 그 높이가 415㎞. 눕히면 시속 100㎞로 4시간을 넘게 가야 하는 거리다.
이 많은 예산을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해마다 투자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 학생들의 실력 정도를 알 수 있는 길마저 방해 받고 있다. 이는 곧 국가에 대한 항명(抗命)이며, 반역(反逆)이다.
그러므로 전교조와 좌파정치인들은 역도(逆徒)들이 아니겠는가. (데일리안광주전라=정재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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