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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특별전시회..첫 사립법학전문학교 입증

동문들, 3년간 자료 찾아 사실 밝혀내



(부천=연합뉴스) 김명균 기자 = 오는 6∼20일 서울 국립중앙도서관 전시실에서는 서울 양정중.고교가 국내 최초의 사립법학전문학교 중의 하나였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대한제국, 법학전문학교 교과서 특별전'이란 전시회는 양정중.고교의 전신인 '양정의숙(養正義塾)'이 직접 펴낸 국가학, 경제학, 채권법, 물권법을 포함해 당시 학생들이 배운 법학과 관련한 90여권의 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양정고등보통학교 51회 졸업생인 이영석(59.가톨릭대 부천성가병원 내과의)씨와 동기생 10여명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양정의숙 창학 100주년을 맞은 지난 2005년 당시 이 씨 등은 "양정의숙 1회가 졸업 100주년을 맞는 2008년 양정의숙이 서구식 법학을 국내에 도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전시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이후 3년간 이 씨는 동기생들과 함께 모교의 뿌리를 찾기위해 '양정의숙연구회'를 만들어 서울의 주요 고서점 등을 뒤지며 당시의 교과서를 수집했고 신문과 잡지 등 관련자료들도 이곳 저곳에서 찾아냈다.

그 결과 1898년 창간된 '황성신문'에 실린 양정의숙 1회 졸업생 22명의 사진을 찾아냈고 만세보(1906년 창간)에 게재된 선배들의 활동상도 확인했다.

양정의숙은 전문가 집단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대한제국 당시 한성부판윤과 군책임자로 활동한 엄주익(1872∼1931)의 주도로 1905년 5월 설립됐다.

이 씨는 "1907년에 발행된 만세보를 보면 당시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매주 모의재판과 토론회를 벌였다는 내용이 실려 있다"며 "하지만 상당수 학생들이 나중엔 독립운동에 뛰어 들었다"고 말했다.

독립운동 단체인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박상진(1884∼1921),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한 안희제(1885∼1943), 안중근 의사의 동생인 안정근(1885∼1949) 등이 양정의숙 출신이다.

박상진은 일제 때 판사 시험에 합격해 평양법원으로 발령났으나 의병이나 독립운동가의 재판을 맡을 수 없다며 발령을 거부하고 독립운동에 나섰다.

안정근은 형(안중근 의사)이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한 뒤 체포되자 옥바라지를 위해 자퇴했다.

이 씨는 "그동안 사립법학전문학교는 고려대 법대 전신인 '보성전문학교'(1905년)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양정의숙도 보성전문학교와 같은해 설립된 사실을 밝혀냈다"며 "양정중.고는 1905년 3년 과정의 양정의숙으로 개교해 1908년에 22명의 졸업생을 처음 배출했다"고 말했다.

당시 교과과정은 1학년은 국가학과 법학통론.형법통론, 2학년 형법각론.민법.상법.행정법, 3학년 국제공법 및 사법, 화폐론, 은행론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립이 아닌 사립으로 세워진 양정의숙은 1913년에 일제가 '조선에 지식인은 필요없다'며 전문교육과정 폐지령을 내려 고등보통학교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로스쿨, 국민참여재판 등 사법과 관련한 국민의식이 높은 현재 양정중.고의 전신인 양정의숙이 서구식 법학을 도입하는데 '뿌리'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게 될 것"이라는 이 씨는 "당시 문호개방이 안된 상황에서 어떻게 서구식 법학이 도입됐는지를 밝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1일 밝혔다.

km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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