潘총장 "유례없는 도전"..6월 로마서 첫 회의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 반기문(潘基文) 유엔 사무총장은 당면한 최대 글로벌 이슈인 식량 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해 유엔 산하 기구 및 관련 국제기구의 수장들로 구성된 태스크 포스를 가동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반 총장은 스위스 베른 만국우편연합(UPU) 사무국에서 27개 유엔 기구 총장들이 참석하는 `유엔 시스템 조정 집행이사회'(CEB) 회의를 모두 마친 뒤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6월 3∼5일 로마에서 첫 회의를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식량 위기는 "유례 없는 도전으로 가장 취약한 계층에 여러가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추가 재원을 마련해야 할 뿐만아니라, 내일을 위한 식량도 확보해야만 한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전했다.
현 식량 위기의 원인들과 관련, 반 총장은 기후 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 소비자 패턴 변화, 바이오 연료, 시장 구조 및 무역 등을 구체적으로 거론한 뒤 "이런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식량 위기 대처를 위한 태스크 포스는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를 비롯한 관련 유엔 기구들은 물론이고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수장들로 구성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식량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데서 앞으로 몇 주 간이 중요하며 기부자들은 바로 지금 행동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공동 대처를 주문한 뒤, 식량 수출국들은 수출 금지 조치를 위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세계은행은 내년도까지 아프리카 농업 부문에 대한 대출을 지금의 두 배인 8억 달러로 늘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WFP에 따르면, 식량 가격의 폭등으로 전 세계 1억명 이상의 주민이 기아 상태에 빠질 위험에 처해 있다.
파스칼 라미 WTO 총장도 이날 회견을 통해 "무역을 왜곡시키는 부자 나라들의 보조금이 가난한 나라들의 식량 생산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하고, 식량 위기가 도하개발어젠더(DDA) 협상을 타결해야 하는 또 한 가지 이유가 되고 있다. 우리는 거의 그 곳에 다가와 있다"고 주장했다.
반 총장은 이어 파스칼 쿠슈팽 스위스 연방 대통령 겸 내무부 장관과 미셸린 칼미-레이 연방 외교부 장관을 잇따라 만났으며, 제네바로 이동해 이날 오후 4시 유엔 유럽본부 대회의장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개 강연에 나선다.
`새천년 개발목표들의 달성은 좌절하게 될 것인가'라는 주제의 공개 강연에서 반 총장은 새천년 개발목표들에 대한 각종 도전들이 크게 늘어 기한 내 목표 달성이 좌절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을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유엔은 2000년 9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서 세계의 극빈층을 2015년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절대빈곤 및 기아 퇴치를 비롯해 보편적 초등교육의 달성, 양성 평등 및 여성 능력 제고, 아동 사망률 감축, 모성 보건 증진, 에이즈, 말라리아 및 기타 질병 퇴치, 지속 가능한 환경 보장, 개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등 8개 항을 새천년개발목표(MDGs)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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