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예측보다 유권자 마음 읽어야"
이창현 교수 선거 예측보도 토론회 제언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 방송사가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보도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저널리스트와 분석가의 역할을 담당하는 여론조사 전문 기획가를 양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한국언론재단과 한국언론학회가 29일 프레스센터에서 공동 개최한 '언론의 선거예측 조사, 왜 틀리는가'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제안했다.
이 교수는 "예측조사를 위한 다양한 조사자료를 정리하고 이것을 방송을 통해 잘 전달할 수 있는 전략가가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정보가 풍부하지만 이를 심층적으로 해석하지 못해 관행적 보도가 이어지고 있으며 방송의 선거 보도가 탈정치화ㆍ드라마화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저널리스트와 여론조사 전문 분석가의 역할을 담당하는 여론조사 전문 기획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론조사 전문 기획가는 여론조사의 시기와 주제 등을 기획하고 객관적 조사방법을 결정하며 조사 결과를 중립적으로 해석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론사 간의 공동작업 필요성도 역설했다.
이 교수는 "총선 예측조사의 경우 방송사 간에, 방송사와 신문사 간에 협조 체제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아직까지는 개별 방송사 수준의 경쟁의식 때문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고 별로 큰 효과를 얻지 못하는 구도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언론사가 공동 작업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송사는 6시 정각에 의석 수를 맞춰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고 당선자 수를 맞추는 경쟁을 하기보다는 선거의 성격과 의미를 체계적으로 전달하도록 해야 한다"며 "출구 조사에서 다양한 유권자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겸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발제에서 "이번 방송사의 총선 예측 조사가 빗나간 데는 조사 대상자의 응답 회피보다는 조사 자체의 정밀성이 부족한 점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응답자 편향을 분석하고 파악하기보다는 조사 자체의 정밀성을 높이는 방안에 더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정밀도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해 "표본 크기를 늘리기보다는 기타 오차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면서 "ARS(자동전화응답) 방식보다 일반 유선 전화에 의한 예측이 부정확할 경우가 많다는 것은 판별 방식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므로 전화 조사의 판별 방식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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