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참여정부의 핵심 인물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연구재단이 29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재단법인 `광장'이란 명칭으로 출범하는 연구재단은 진보.개혁 진영의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는 순수 싱크탱크라는게 이 전 총리측 설명이지만, 대선과 총선을 거치면서 위축된 친노 진영의 진로찾기 작업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오후 광장 사무실인 여의도 월드비전 빌딩에서 열리는 개소식에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 정동채 의원 등 통합민주당 중진을 비롯,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 이화영 한병도 의원, 노무현 전 대통령 최측근인 안희정씨 등 친노 인사들이 모처럼 집결한다.
이 전 총리가 이사장을 맡았고, 이창복 전 민주화운동공제회 이사장 외에 이치범 전 환경장관, 허성관 전 행자장관, 이기우 전 교육차관 등 참여정부 장.차관 출신들이 이사진으로 참여한다. 이치범 전 장관은 연구원장도 맡았다.
광장은 대선 및 총선을 거치면서 확인된 진보세력의 와해위기에 대한 성찰을 토대로 남북, 경제, 교육 등 분야별 연구를 통해 정책 노선을 재정립, 진보진영의 재결집과 복원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격주로 홈페이지에 이슈 브리핑을 게재하는 한편 계간지인 `광장'을 발행, 정책적 측면에서 분명한 목소리를 낸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개소식에서는 `광장' 창간 준비호 출판기념회도 진행된다.
지난해 1월 민주당의 전신인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한 뒤 18대 총선에 불출마, 정치 일선에서 물러섰던 이 전 총리로선 3개월여 휴지기 끝에 대외활동에 다시 시동을 거는 셈. 이 전 총리는 6월께부터 전국 을 순회하며 강연회도 가질 예정이다.
광장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진보세력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이제는 민주화 세대를 뛰어넘어 진보적 대안을 내놔야 할 때"라며 "현재로선 이 전 총리가 직접 정치 전면에 나서겠다는 생각은 없으며 연구활동을 통해 정책노선을 가다듬으며 진보진영을 재건하는 역할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장측은 정치세력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친노 진영의 세력화를 위한 모태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전 총리와 `정치적 사제' 관계인 유시민 전 장관도 지난 1월 탈당하면서 신당 창당을 장기적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했다 낙선한 유 전 장관은 당분간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저서 집필 활동을 하면서 대학 강단에 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가 예정된 2010년을 전후로 신당 창당 작업이 가시화되지 않겠느냐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이화영 의원은 "`광장'은 현실정치에 참여할 예비연구집단으로, 장기적 진로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친노 인사 상당수가 낙선하고 친노 진영의 구심점이 사라진 상태에서 친노 세력이 예전과 같은 정치적 응집력을 발휘할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이 같은 맥락에서 `광장'이 민주당과 결합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한편 당내 친노 의원 10 여명은 한명숙 전 총리 주재로 30일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한 참석예정 의원은 "총선 후 밥이나 한번 먹자고 모인 자리"라며 "모이면 이런 저런 얘기가 오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