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지난 해 남극해에서 뉴질랜드 어선이 잡아 올린 길이 10m, 무게 495kg이나 되는 대왕 오징어가 30일 인터넷 생중계 속에 뉴질랜드 과학자들에 의해 해부된다.
이 오징어를 냉동 보관해온 뉴질랜드 국립 테 파파 박물관은 이를 위해 28일부터 해동작업에 들어갔다.
테 파파 박물관 측은 세계적인 오징어 연구자들인 뉴질랜드 AUT 대학 스티브 오셰어 박사와 캐트 볼스태드 교수가 칼을 잡고 일본 국립 자연과학 박물관의 쓰네미 쿠보데라 연구관의 도움 아래 해부를 실시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앞서 두 사람은 29일 시험적으로 지난 2003년 붙잡힌 무게 200kg짜리 대왕 오징어 등을 해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이틀 동안 실시되는 대왕 오징어 해부 작업은 인터넷(http://www.r2.co.nz/20080427/rotate-1.asx)을 통해 생중계된다며 벌써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회사인 '내추럴 히스토리 뉴질랜드'도 올해 중 디스커버리 채널을 통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방송하기 위해 해동작업부터 해부작업을 모두 필름에 담고 있다.
대왕 오징어 해동작업은 냉동보관 창고에서 오징어를 꺼내 염분 용액으로 채워진 통 속에 넣어 서서히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는데 29일에는 통속에 다시 얼음을 넣어 오징어가 완전히 해동되기 전에 먼저 해동된 외부가 썩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측은 과학자들이 이번 해부를 통해 대왕 오징어의 일반적인 특징을 알아내게 될 것이라며 각 부위별로 길이나 무게를 재고, 위와 입 부위 등을 분리해내고, 성을 식별해내고, DNA 분석을 위한 조직 채취 작업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해부가 끝난 대왕 오징어는 부패가 시작되기 전에 7천 리터의 포르말린 용액에 넣어져 보관돼야 하기 때문에 모든 작업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며 포르말린 용액에 넣어진 오징어는 3~4주에 걸쳐 원래 모습으로 복원된 뒤 올해 말 쯤부터 대형 수조로 옮겨져 박물관에 전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테 파파 박물관 자연환경국장인 캐롤 디벨 박사는 대왕 오징어는 아직도 성별조차도 식별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그러나 성별을 알아내는 것은 수컷일 경우 길이가 2m 정도 되는 페니스를 갖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해부작업을 주도하게 될 오셰어 박사는 "대왕 오징어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부리를 갖고 있어 먹이를 잡으면 순식간에 갈가리 찢어놓는다"며 "사람도 바다에 빠져 대왕 오징어에게 붙잡힐 경우 그 처럼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왕 오징어는 대단히 공격적인 동물로 바다의 육식 공룡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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