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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빅3'를 비롯한 국내 조선업체들이 전세계 선박 수주 물량을 싹쓸이 하다시피 하고 있는 가운데 서서히 '조선 기술 수출'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선박 수출 외에도 설계도면, 선박 수리에 필요한 노하우 등 기술 유출 우려가 없는 '조선 기술'에 대한 수출을 진행중이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만든 선박이 수십년간 5대양을 누비며 그 성능과 품질이 입증된 만큼, 이들 선박의 밑그림이 되는 설계 도면 역시 수출 리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셈이다.

하지만 국내 조선업체들은 조선 기술과 관련해 해외업체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 수출 못지 않게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조선기술 수출' 걸음마 시작했다 = 국내 조선업체들이 선박 건조와 관련한 기술의 수출을 개시한 것은 2006년부터다.

삼성중공업은 2006년 7월 브라질 수아페지역 조선소 건설을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 '애틀랜티코'(ATLANTICO)와 조선소 건립 및 운영, 선박 건조용 도면제공에 대한 기술지원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이 이 계약을 통해 챙기게 된 로열티 수입은 1천400만 달러로, 새 수익원을 창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나아가 애틀랜티코가 오는 2010년까지 심해 유전개발 설비 제작을 위한 전용 도크를 추가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어 삼성중공업은 잇단 기술수출 가능성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설계, 구매대행, 선박검사 등을 수행하는 디섹(DSEC)을 통한 기술 수출에 적극적이다.

디섹은 2006년 4월 미국 서부 최대조선소인 나스코사(社)와 설계 및 자재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12년까지 4만9천t급 정유운반선 9척에 대한 설계도면과 철판, 페인트, 용접재를 제외한 모든 기자재를 공급하게 된 것으로, 계약금액은 2억6천만 달러다.

미국의 경우 군함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선 건조 분야는 지난 10년간 관련 기술이 전무한데 따른 것이라는 게 대우조선해양 관계자의 설명이다.

디섹은 또한 이달 베트남 국영 비나신조선그룹 산하의 박당조선소가 건조할 2척의 4만9천t급 정유제품운반선에 대한 설계와 주요 기자재를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맺었다.

박당조선소가 건조할 정유제품운반선 2척의 기본.상세 설계를 담당하고 건조 과정에서 필요한 전기장치, 선실자재 등 선박용 기자재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4천620만 달러를 받게 된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대만과 브라질 등에 설계도면을 수출해왔다.

이와 관련, 이들 조선업체는 설계도면 수출 등이 자칫 기술유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수출하는 기술은 기술유출 우려가 없는 낮은 수준의 기술"이라며 "또한 4만여개의 부품이 한데 모여 1척의 선박이 만들어지는 만큼 단순히 설계도면만 갖추고 있다고 해서 '명품 선박'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원천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 국내 조선업체들이 일부 기술에 대해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수익성,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원천 기술' 확보가 관건이다.

수십년간의 실제 운항을 통해 검증된 기술이 아니고서는 '신기술'이라는 명함을 좀처럼 내밀지 못하는 게 조선시장의 특성이다. 기술 측면에 있어 진입장벽이 그만큼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해외업체들에게 거액의 로열티를 지불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표적으로 로열티가 지급되는 기술은 LNG선의 핵심 부문인 화물창과 관련한 제조기술과 선박 엔진이다.

LNG선은 많은 양의 천연가스를 액화시켜 보관해야 하므로 엄청난 압력을 견딜 수 있는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하며, 국내 조선업체들은 1척당 1천만 달러 가량의 로열티를 내며 프랑스 GTT사의 기술을 사용해왔다.

이와 관련, 국내 빅3 조선업체와 LNG 육상저장탱크 기술을 가지고 있는 한국가스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2004년부터 한국형 화물창 기술 개발에 나섰으며, 그 기술은 거의 완성단계에 와있다.

문제는 실제 선박에 새로운 화물창 기술을 적용, 수년간 검증이 이뤄져야 하나 조선시장의 높은 기술 진입장벽으로 인해 새 기술을 채택한 LNG선의 발주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이 독자 화물창 제조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부회장은 최근 "러시아가 오는 5월 국내 조선업계가 독자 개발한 LNG선 설계 기술을 채택한 선박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선박용 엔진 역시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이 '힘센엔진'을 생산하지만, 이는 중형 엔진에 불과하다. 중소형 선박에서는 추진용으로 사용되지만 대형 선박에서는 발전용으로 쓰이고 있다.

즉 대형 선박 추진을 위한 선박 엔진의 경우에는 해외 업체로부터 기술을 사와 국내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다.

선박용 엔진의 원천 기술은 핀란드의 바찔라사와 독일의 만디젤사가 보유하고 있으며, 선박용 엔진 1대의 값은 통상 선박 1척 값의 7% 수준이며, 엔진 가격의 2-3% 정도가 로열티로 나가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생산하는 전체 중형엔진 가운데 힘센엔진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2년 4%에서 2006년 52%로 높아졌으며 작년 74%에 이른다는 점에서 대형 선박엔진의 국산화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할 수 있다.

kbeom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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