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욕=연합뉴스) 김진형 김현준 특파원 = 국제유가가 영국 스코틀랜드 정유공장의 파업과 나이지리아에서의 무장세력의 석유시설 공격 등으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로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며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23센트(0.2%) 오른 배럴당 118.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그러나 개장전 시간외 전자거래에서는 배럴당 119.93달러까지 올라 지난 22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치인 119.90달러를 넘어서며 1983년 원유 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유가는 지난 1년간 79% 상승했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6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117.06달러까지 올랐다.
이날 유가 상승은 스코틀랜드 그레인지마우스의 정유공장 직원 1천200여명이 새로운 연금 체제에 반발해 27∼28일 48시간 파업에 돌입하면서 이 정유공장으로부터 전력을 받는 북해 송유관이 폐쇄되고, 나이지리아의 석유 생산도 무장세력의 공격과 파업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그레인지마우스의 정유공장은 스코틀랜드 중부지역 내 석유 수요량의 95%를 공급하고 있고, 폐쇄된 북해 송유관은 북해 70개 유전으로부터 하루 70만 배럴의 석유와 8천만㎥의 가스를 받아 국내외에 공급, 영국 석유 생산량 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북해 송유관을 운영하는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은 29일 오전 6시 파업이 끝난 후 24시간 내에 송유관을 다시 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유공장은 직원들이 29일 오전 직장에 복귀한다 해도 공장이 전면 정상화되는 데는 2∼3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휘발유와 디젤의 공급이 딸리는 상황을 막기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10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인 6만5천t의 정유를 유럽에서 긴급 수입했다.
영국 석유가스산업을 대표하는 '영국 오일&가스'의 맬컴 웹 최고경영자는 "송유관 폐쇄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영국 경제가 하루 5천만파운드의 손실을 입을 것"이라며 "이번 노사 분규와 전혀 관련 없는 80개 기업이 파업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엑손모빌의 석유 생산은 근로자들의 파업으로 25일 아침부터 중단됐고, 여기에 지난 17일과 25일 사이에 로열더치셸에 의해 운영되는 송유시설에 대한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공급 차질이 빚어져 석유 생산의 절반 가까이 중단됐다.
스트래직 에너지 앤드 이코노믹 리서치의 마이클 린치 사장은 블룸버그 통신에 고품질 원유의 공급 차질이 지속되는 한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다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유가가 이번 주 후반에 배럴당 125달러까지 쉽게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ju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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