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와 경찰에 뒤늦게 협조요청
(광주=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제2중부고속도로 갓길에 세워진 차량에서 숨진 중년남자 2명이 변사체로 발견되기 1시간8분 전에 119에 구급요청 전화를 걸었지만 소방서측은 엉뚱한 곳을 수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변사자들이 자신들의 위치를 비교적 정확히 밝혔으나 소방서측은 도로공사와 경찰에 뒤늦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나 공조수색이 빨랐다면 목숨을 건질 수 있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8일 경기도 하남소방서와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숨진 박모(48)씨와 김모(50)씨가 제2중부고속도로 하행선 경안요금소 인근에서 119에 구조요청을 한 시각은 27일 오전 6시30분께.
박씨는 부정확한 발음이기는 했지만 '중부고속도로 경안부근 하행선이다. 약물을 복용했다. 숨쉬기가 힘들다'며 위치를 알렸다.
접수는 광주소방서로 됐으며, 광주소방서는 박씨와 통화한 뒤 관할 소방서인 하남소방서에 넘겼다.
하남소방서는 구급차 1대(대원 2명)를 곧바로 경안톨게이트로 보냈으나 구급대원들은 신고 50분이 지난 오전 7시20분께 하남소방서 상황실에 '차량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보고한 뒤 돌아왔다.
하남소방서 상황실은 다시 광주소방서에 연락했고, 광주소방서는 오전 7시30분께 도로공사와 고속도로순찰대에 뒤늦게 협조를 요청했다.
결국 도로공사 경안지사는 8분만인 오전 7시38분에 경안톨게이트 이천방향 4㎞ 지점 갓길에서 박씨의 뉴그랜저승용차를 발견했지만 박씨와 김씨 모두 숨진 상태였다.
119구급차는 40여분동안 엉뚱한 곳을 수색하거나 수색을 게을리 한 셈이다.
하남소방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박씨가 전화를 걸어) 경안부근이라고만 했고 제1중부고속도로인지 제2중부고속도로인지 불명확하게 말해 구급차가 제1중부고속도로부터 수색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박씨가 경안톨게이트를 기준으로 서울방향인지 이천방향 인지 명확히 말하지 않았는 데 구급대원들은 서울방향만 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부분에 대해 할 말은 없다"고 시인했다.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하지 않은 부분과 관련, 하남소방서측은 "박씨가 전화를 건 뒤 수차례에 걸쳐 상황실과 구급대원이 다시 연락을 취했지만 받지 않았다"며 "약물을 복용했다고 말한 만큼 긴급상황이라고 판단, 도로공사측에 도움을 요청한 뒤 위치추적에 나서려고 했다"고 해명했다.
도로공사 경안지사 관계자는 "도로공사 순찰차가 경안톨게이트 부근에 있어 빨리 차량을 발견한 점은 있지만, 소방서측이 고속도로 지리에 밝은 도로공사나 경찰 고속도로순찰대에 신속히 연락했다면 차량을 좀 더 빨리 발견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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