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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P 개막식 보이콧 확산…티베트 인권탄압 비난
빗나간 민족주의 열기 속 보안 대폭 강화

(베이징=연합뉴스) 조성대 특파원 = "베이징올림픽 때 마라톤을 뛰다가 선수들이 호흡곤란으로 숨지면 어떡하지요?" "미국 대표단은 올림픽 때 먹을거리를 자국에서 공수해 온다면서요?"
중국 당국이 들으면 복통이 터질 일이지만 한 때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모이면 이런 이야기들이 자연스럽게 화제에 오르곤 했다. 요컨대 베이징 당국이 악명높은 대기오염과 식품 안전성 우려 때문에 올림픽을 제대로 치를 수 있느냐에 대한 의혹의 표현이었다.
베이징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그러나 지난 14일 이후 초점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
티베트(시짱.西藏)자치구 유혈시위에 대한 중국의 강경 진압과 티베트 인권 탄압을 내세워 반중국 시위와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고 각국 정상들이 잇따라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올림픽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개막식에 VIP들이 대거 불참하면 올림픽 개최의 의미가 빛을 잃기 때문에 중국은 이들의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25일 달라이 라마 측과 대화 재개를 전격 발표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티베트 사태에 대한 서방 언론의 보도 태도와 올림픽 성화가 해외봉송 도중 반중국 시위로 겪은 수모로 촉발된 중국의 민족주의는 열기가 높아지면서 자칫 빗나갈 조짐마저 보여 어쩌면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
티베트 사태와 신장 위구르 분리주의자들의 테러 우려로 인한 보안의 대폭 강화도 올림픽의 개방 정신에 역행한다는 비난 속에 외국인의 불만을 사고 있다.
◇개막식 보이콧 확산 =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4일 중국 당국에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를 촉구하면서 베이징올림픽의 개막식 보이콧 여부를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차원에서 합의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달라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을 수락했으며 올림픽은 정치와 무관한 행사라며 개막식 참석 방침을 밝혀왔으나 의회에서 부시 대통령의 개막식 불참을 요구하는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는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번복할 뜻을 시사했으나 찰스 황태자는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또 유엔 당국은 지난 1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못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초청을 받은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올림픽 개막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 사실도 중국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는 대목이다.
◇빗나간 민족주의 열기 = 파리 성화봉송 과정에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위대에 맞서 일약 국민적 영웅이 된 장애인 펜싱선수 진징(金晶.여)이 까르푸 불매운동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매국노로 전락해 네티즌들의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듀크대학에 유학중인 왕첸위안(王千源·20·여)은 지난 9일 학교에서 일어난 친중·반중 시위의 중재자로 나섰다가 중국인들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이 찍혀 "중국에 돌아가지도 못할" 처지에 놓였다.
대학생과 청년층이 중심이 된 까르푸 불매운동은 일부에서 폭력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오히려 EU 회원국들로 부터 중국 제품 불매의 보복을 초래할 수 있다.
당국은 민족주의의 지나친 열기를 자제할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불똥이 어디로 튈지 마음을 놓기 어려운 실정이다.
◇보안 강화 위해 외국인 입국 제한 = 중국은 올림픽을 전후해 베이징에서 시위와 테러 등을 방지하기 위해 보안을 대폭 강화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입국사증(비자) 발급을 요건을 강화, 외국인의 입국과 체류를 제한해 불만을 사고 있다.
올림픽을 맞아 개방 폭을 확대하기는 커녕 오히려 빗장을 꼭꼭 걸어 잠그느냐는 지적이다.
오는 5월 1일 베이징에서 80여개국 밴드가 참여해 열릴 예정이던 록(Rock) 페스티벌인 '미디(Midi) 페스티벌'은 개최 1주일을 앞두고 취소되는 등 국내외 대형 공연이 보안상의 이유로 잇따라 취소돼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기간 테러조직에 의한 테러행위나 선수를 겨냥한 반(反) 중국 단체의 공격이 실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널드 노블 인터폴 사무총장이 25일 경고했다.
◇대기오염과 식품 안전성 우려 = 베이징에는 지난 19-21일 사흘간 연속해서 비가 세차게 내렸다. 평균 강수량이 50㎜이상을 기록했고 지역에 따라 110㎜곳도 있어 물난리가 날 정도였다. 베이징에서 이런 세찬 봄비는 이례적이다. 당국이 베이징의 대기 정화를 위한 방안의 하나로 인공증우(人工增雨)의 방법을 동원했기 때문이었다.
앞서 베이징시 정부는 지난 4월 시내 생산업체들과 건설 현장 등 21개 오염물질배출업체들에 대해 7월20일까지 공장을 폐쇄하거나 생산을 감축하도록 했다.
굴지의 서우두(首都)강철과 베이징 동방화학공장, 동방석유화학 등의 주유소와 석유저장소, 굴착장 등도 예외가 아니다. 중국 당국이 악명 같은 베이징의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취하고 있는 고심이 읽혀진다.
앞서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1월 베이징 대기 오염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장문의 기사를 나란히 싣고 베이징의 오염도가 심각해 선수들이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으며 오염 수치가 개선되지 않으면 경기력은 물론 선수 생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대표 선수단은 베이징의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의 표시로 먹을거리를 자국에서 공수해 올 뜻을 내비치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가 강력 반발하자 취소하기도 했다.
중국 질검총국은 올림픽 기간 식품안전 보장을 올해의 최대 목표로 내세우고 감독관을 독려하고 있다.
sd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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