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300 프로젝트' 입시과열 우려"…교육학회 지적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 새 정부의 대표적 교육공약인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가 입시과열 등 부작용을 낳지 않게 하려면 선지원 후추첨 방식의 자율형 사립고 선발제 도입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한국교육학회의 2008 춘계 학술대회 자료집에 따르면 박세훈 전북대 교수, 김흥주 한국교육개발원 선임 연구위원, 백순근 서울대 교수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추진 방안'이라는 주제발표문에서 "자율형 사립고 진학경쟁이 과열되면 또 다른 입시경쟁, 사교육비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2011년 또는 2012년까지 농산어촌 및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자율형 사립고 100곳과 기숙형 공립학교 150곳, 마이스터고 50곳을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포함한 새 정부의 교육정책을 진단하기 위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과제와 방향'이라는 주제로 26일 강원대에서 열렸다.
박 교수 등은 "자율형 사립고는 고교체제를 자율과 경쟁체제로 유도하고 현재 자립형 사립고, 특수목적고에 몰리는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며 "그러나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가 당초 설립취지와 달리 결국 입시위주의 교육을 한 것처럼 자율형 사립고도 이러한 형태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학생선발시 선지원 후추첨제를 검토해야 하며 학생 모집단위 또한 특정지역의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전국 단위는 불허해야 한다"며 "성급한 시행으로 교육파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논의와 점진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제발표자로 나선 중앙대 강태중 교수, 영남대 김재춘 교수, 서원대 고영남 교수는 `고등학교 유형 체계의 정립'이라는 발표문에서 "고교교육 혁신을 위해 학교유형 체계를 최대한 단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의 고교유형을 대학진학을 전제로 한 일반계고, 직업기술ㆍ예술ㆍ체육 등 전문분야 교육을 위한 전문진로고교, 장애아ㆍ영재 등을 위한 특수계고로 단순화하고 현행 특목고, 특성화고, 자립형 사립고 등도 모두 특성화 프로그램을 가진 일반계고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선택이 전제된 고교 체제를 추구한다면 학교유형을 다양화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무한으로 다양화하는 것은 무리"라며 "공통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한 선택적인 특성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려대 홍후조 교수, 서울교대 정수현 교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옥준필 전문연구원은 `고교교육 혁신 종합대책'이라는 주제발표문에서 "고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에 맞는 종류, 범위, 분량, 수준의 교육과정을 선택해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교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대책으로 ▲ 내신 9등급제를 5등급으로 완화할 것 ▲ 수능시험과 별도로 고교 졸업자격 인정시험을 도입할 것 ▲ 졸업자격 인정시험 응시율ㆍ통과율을 학교별로 공개할 것 등을 제안했다.
y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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