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일꾼 양성의 전당..개교 10주년 맞아
남북 "한반도 평화.통일의 큰 틀에서 접근해야"
(서울=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화해와 통일을 위해서는 사람을 준비시키는 일이 중요합니다."
올해로 개교 10주년을 맞는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북한대학원대학교 박재규(64) 총장은 이 학교의 존재 이유를 통일의 일꾼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총장은 "민족사적 전환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와 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 양성과 북한문제와 통일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연구 성과의 축적"이라며 "이것이 북한대학원대학교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1998년 3월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으로 개원한 이 학교는 2005년 3월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으며 지금까지 총 151명의 석사학위 수여자와 6명의 박사학위 수여자를 배출했다.
정옥근 해군 참모총장도 이 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관세 전 통일부 차관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분석해 박사학위를 받는 등 관료와 정치인, 언론인, 교사 등 북한에 관심을 가진 다양한 인사들이 이 학교를 거쳤다.
특히 2004년 학교의 본건물인 '통일관' 개관식에는 6.15 행사차 서울을 방문한 북측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리종혁 부위원장과 원동연 실장 등이 참석하기도 해 북한 및 통일연구의 전당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박재규 총장은 "앞으로는 그동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북한학 발전의 중심으로서, 통일을 준비하는 인재양성의 요람으로서 한걸음씩 더 발전할 것"이라며 "현실에 밀착하면서도 학문적 수준도 높은 교과목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면서 국내외적 요구에 부응하는 연구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남대 총장과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을 겸임하고 있어 1주일의 절반은 마산에서, 절반은 서울에서 보내고 있는 박 총장은 "몸이 두 개였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방학에는 주로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을 돌면서 북한에 관심을 가진 학자.외교관료들과 만나면서 국제적 교류에도 힘쓰고 있는 그는 개교 10주년을 맞아 내달 1일에는 미국의 우드로윌슨센터와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보환경'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선임연구원, 조엘 위트 컬럼비아대 교수, 리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원 선임연구원 등 북한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온 전문가들을 한데 모아 한반도의 미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국민의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2000년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을 맡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2차례 면담을 가진 박 총장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과 외교안보정책에 대해서도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최근 남북관계가 정체상태에 빠진 것에 대해 "신뢰가 없고 대화의 틀도 없는 상태에서 남북한이 서로 주고받은 말은 오해를 낳고, 오해가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6.15공동선언은 화해협력이라는 정신을 토대로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원칙과 방향을 담았고, 10.4선언은 구체적인 실천항목을 담은 6.15공동선언의 부록물"이라며 "북측은 김 위원장이 서명한 6.15공동선언에 대한 남측의 부정적 인식을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정부는 남북관계의 역사적 경험상 대결과 대립을 화해와 협력으로 복원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수반됨을 상기하고 김정일 정권을 대화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6.15공동선언에 대한 보다 명확한 입장을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재규 총장은 북미관계에 대해서도 핵신고 문제를 잘 극복하고 6자회담이 조속히 재개될 것을 기대한다는 바람을 표명하면서도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의 문제이고 국제적 성격을 지니고 있어 남북간의 소통과 한미간의 동맹, 주변국과 협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며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북관계, 한미관계, 북미관계의 3면 관계가 항상 선순환 관계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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