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권 훈 기자= 이름이 이채로와 관심을 끌고 있는 새내기 오채아(19.하이마트)가 신지애(20.하이마트)의 2연패와 2주 연속 우승을 저지하며 생애 첫 우승을 따내 '신인돌풍'에 합류했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연상시키는 이름 탓에 '놀래라 오채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는 오채아는 25일 제주 크라운골프장(파72.6천300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MBC투어 엠씨스퀘어컵 크라운CC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쳐 3라운드 합계 3오버파 219타로 정상에 올랐다.
1언더파 71타를 치며 추격한 최혜용(18.LIG)을 1타차로 따돌린 오채아는 정규 투어에 뛰어들어 세번째 치른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아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신인 우승은 스포츠서울-김영주골프 여자오픈 챔피언 유소연(18.하이마트)에 이어 두번째.
오채아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를 합작한 뒤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뛰어든 유소연, 최혜용, 정재은(19.하나금융) 등 '금메달리스트 3총사'에 가려져 있었지만 이들과 함께 국가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유망주였다.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눈물을 삼켰던 오채아는 "지금 생각하면 그때 탈락해서 2부투어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약이 된 것 같다"면서 "동료들과 경쟁에서 이겨 신인왕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오채아는 7번홀까지 버디 하나 없이 다섯타를 잃어버려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탈락하는 듯 했다. OB와 3퍼트를 쏟아냈다.
그러나 캐디를 맡은 아버지 오철주 씨(55)가 "우승 생각은 접고 편하게 치자"고 조언한 8번홀(파3)부터 샷이 불을 뿜었다.
8번홀 3m 버디에 이어 9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50㎝에 붙여 1타를 더 줄인 오채아는 10번홀(파5)에서도 1m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
3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낸 오채아는 15번홀(파4)에서 그린 밖 12m 짜리 어프로치샷이 홀에 빨려 들어가는 칩인 버디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고 16번홀(파3)에서 2m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가장 어려운 홀인 17번홀(파4)에서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진데 이어 7번 우드로 친 두번째샷마저 그린을 벗어나 위기에 몰렸지만 파를 잘 지켜낸 오채아는 18번홀(파5)에서도 내리막 1m 파퍼트를 무난하게 집어넣어 1타차 우승으로 마무리지었다.
오채아는 "작년에 오초아가 뜨면서 주변에서 '놀래라 오채아'라고 부르는 친구가 많아졌고 요즘은 아예 '오초아'라고도 한다"면서 "오초아처럼 최고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우승자 오채아에 이어 준우승자 최혜용과 공동 3위(5언더파 221타) 김혜윤(20.하이마트)까지 상위권을 모조리 신인이 휩쓸었다.
1언더파 71타를 친 신지애는 공동 6위(7오버파 223타)에 올라 '톱 10' 진입에 만족해야 했다.
전반에만 보기없이 3타를 줄여 역전 우승에 기대를 걸었던 신지애는 11번홀(파4)에서 10m 버디 퍼트가 3m 가량 지나갔고 파퍼트도 홀을 1m 지나간 뒤 보기퍼트마저 넣지 못해 추격전에 급제동이 걸렸다.
신지애는 "작년 ADT캡스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4퍼트를 한 적이 있는데 그땐 우승했다"면서 "거의 쉬지 못해 피곤한데다 경기 도중 오른 발을 삐어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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