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강원 기자 = "애들 교육비 때문에 미처 재산을 모을 수 없었어요"
2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명박 정부'의 고위공직자 103명의 재산내역을 공개한 결과, 최성룡 소방방재청장의 재산이 4천558만3천원으로 최저를 기록했다.
최 청장은 이날 수십억원대의 자산가가 수두룩한 가운데 유독 자신의 재산이 적은데 대해 주변의 관심이 모아지자 "열심히 일해 (많은) 재산을 모은 다른 공직자들에게 누가 될까 두렵다"면서 말을 아꼈다.
최 청장은 대변인실을 통해 "재산이 많고 적은 것은 그냥 단순한 차이에 불과할 뿐인 만큼 재산이 적다고 관심있게 봐줄 필요가 없다"는 뜻을 전했다.
최 청장의 재산은 광주광역시 문흥동 아파트 1억1천500만원, 전남 목포시 연산동 아파트 전세임차권 500만원 등 부동산 1억2천만원, 본인과 배우자 예금 101만4천원, 사인간 채권 5천만원 등 외형상 2억원에 가까운 재산을 보유했지만 그나마 금융기관 채무 1억2천543만1천원 때문에 전체 재산은 4천만원이 겨우 넘어 이번 공개대상자 가운데 꼴찌였다.
이에 대해 소방방재청측은 "2남1녀를 교육시키는데 돈이 많이 들어갔다는게 청장의 설명"이라며 "특히 막내 아들이 미국에서 의학공부를 하기 때문에 빚을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자녀 교육비가 만만치 않은 부담임을 여실히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최 청장은 본인 역시 지난 69년 나주종합고를 졸업한 뒤 만학에 도전, 90년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99년 전남대 행정대학원, 2007년 호서대 행정학 박사를 받았을 정도로 자신의 위해 투자한 교육비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번 공개대상자 가운데 김진항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실장이 크기가 가장 적은 2004년식 마티즈(배기량 796cc) 차량을 보유 승용차로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12사단장과 육군 포병학교장을 지낸 김 실장은 재난 전문가임을 인정받아 올해초 관직에 입문했다. 관용차를 이용했던 군 장성 시절 부인을 위해 마련해준 소형차가 결국 유일한 자가용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후 김 실장은 간혹 마티즈 승용차를 이용해 청사로 출근한다.
아울러 이번 공개자 가운데 최 청장과 함께 단 2명의 `1억원 미만' 재산 보유자인 김태석 여성부 기획조정실장(5천77만9천원)도 소형차인 2002년식 1천499cc 스텍트라 승용차 1대만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해 이채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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