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분리 등 규제완화 부응해 투명성 제고해야"
"KIF 명칭 변경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황희경 기자 =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24일 "기업들도 투자 기회 확대에 부응해 지배구조를 선진화하고 투명성을 제고하는 데 최상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주문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연합회의 경제정책위원회에 참석해 강연을 통해 "지배구조의 선진화가 더디 진행되고 있는 점은 매우 아쉽다"며 "이제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되고 금융지주회사 제도가 개선돼 기업의 투자 자율권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하나의 모범답안은 있을 수 없으나 전 세계적으로 공통되는 지배구조개선 평가 요소에 비춰볼 때 우리의 기업지배구조는 양호한 편은 아니며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에서 우려하는 금융의 사금고화 등 부작용에 대비해 감독기구는 사후 감독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금융은 갑으로 군림한 규제집행 기관의 자세와 업무 풍토로 규제 개혁 체감도가 낮은 분야"라며 "을인 민간 주도의 규제 전수조사와 심사를 통해 금융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산업은행을 지주회사로 전환해 민영화하겠다"며 "49%까지 지분을 매각한 대금 20조원 내외로 코리아인베스트먼트펀드(KIF)를 설립해 시장 안정과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 위원장은 "KIF가 정책금융담당기관이 될 텐데 명칭이 다소 상업적 기능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 이름을 다시 짓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증권지주회사가 비금융회사와 증권사 등을 자회사로 거느릴 수 있게 하는 등 비은행 금융그룹의 기반을 마련해 글로벌 플레이어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금융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증권회사들이 상습 불건전 거래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개했다.
전 위원장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2천500개 기업이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으나 이중 국내 기업은 23개사에 불과했다"며 대내외 신뢰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지속가능 경영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줄 것과 기업의 경제.환경.사회적 책임비용이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되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전 위원장은 강연 뒤 질의응답을 통해 비금융회사의 금융회사 소유가 공정거래법의 규제 대상이 되는 문제에 대해 "전날 공정위원장과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기업이 보다 잘 투자할 수 있는 정책 틀을 마련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은행업과 보험업법 등에서 회사 신설시 대주주 심사 요건으로 산업 특성과 상관없이 부채비율을 재무건전성 판단의 단일 기준으로 삼고 있어 금융산업 진입에 어려움이 있다는 참석자의 건의에 대해 "부채비율 기준이 1999년 이후 변경되지 않고 존속해왔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산업 특성에 관계없는 획일적 규제는 문제이므로 검토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금융규제 철폐와 관련, 전 위원장은 "과거 금융시장에서 감독의 대상이 되지 않았던 이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감독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또 "금융위가 추진하는 규칙 중심에서 원칙 중심으로 이행하는 감독체제 개편은 시간이 필요한 중장기적 사안"이라며 "충분한 감독역량이 갖춰진 연후에 완전한 원칙 중심 감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회계관련 제도에 대해 "회계 투명성을 높일 필요성이 존재하지만 2011년까지 도입예정인 국제회계기준이 기업 비용을 과다하게 하는 측면 등이 있는 만큼 기업의 부담을 부담해 정책 집행하는데 반영하겠다"면서 "회계서비스업 발전을 위해 회계전문대학원 설립 가능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kms1234@yna.co.kr
zitrone@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