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이 방미기간 미국의 대선후보들을 접촉하지 않은 것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서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23일 밤 방송된 `KBS 단박인터뷰'에 출연, `이 대통령 방미기간 차기 유력후보들을 접촉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주미대사관과 본부에서 다 준비를 했었는데 내가 보류했다"면서 뒷얘기를 털어놓았다.
그는 "(이 대통령이 대선후보들을 만나면) 아무래도 기자들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나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한테 `한.미 FTA문제를 얘기했느냐'고 물어볼 것 아니냐"면서 "안했다고 해도 후보로선 손해고 했다고 그러면 찬반 여부를 물어볼 것이고 반대했다고 하면 본의 아니게 입장을 대외적으로 밝히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오바마 상원의원이나 힐러리 상원의원이 그동안 한.미 FTA 비준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이 대통령과의 회동이 오히려 `긁어 부스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다.
유 장관은 "그래서 나중에 서신교환 등을 통해 (대선후보들과) 의사소통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문제에 대해 유 장관은 "누가 더 많이 분담하느냐, 42%다 몇%다 하는 숫자는 의미가 없다"면서 "연합 방위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뭐가 필요하냐는 걸 합의하고 거기에 필요한 소요재원을 어떻게 조달하는 가를 합의하는 차원에서 하다보면 (우리측 방위비 분담금이) 30%가 40%가 될 수 있고 50%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측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비율은 42%로, 미국 측은 이를 50%까지 높여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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