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독일 출신으로 지난 1986년 한국인으로 귀화한 이참(53.방송명 이한우)씨는 24일 이민자의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영어교육의 전면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로 우리나라에 온 지 30년, 한국인으로 산 지 22년이 된 이 씨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 포럼 초청 강연에서 우리 국민이 선진 국민이 되려면 코스모폴리탄적인 의식을 가져야 한다면서 세계화 시대에 우리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딱 한가지,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지목했다.
그는 "외국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의사소통"이라며 "영어교육을 전면 수정해 세계로 나가기 위한 의사소통부터 원활히 해야 하며 국제교류에 필요한 매너와 협상에 대한 전략도 어려서부터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또 다른 요소로 개방적인 토론문화를 꼽았다. 그는 "토론은 내 의견을 상대에게 설득시켜 나가기 위한 것으로, 진정한 토론이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같음을 지향해 나가는 것"이라며 "토론은 사회에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하며, 토론문화가 활성화돼 있는 사회가 창조적인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인으로 귀화해 대통령 선거를 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토론문화가 빈약한가를 느꼈다"면서 "서로 다른 생각과 서로 다른 환경의 사람들이 자기의 의견을 설득해나가는 데 의견만 있고, 토론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밖에 ▲개인 브랜딩 전략 세우기 ▲고유 관광상품 본격 개발 ▲시장개방을 두려워 하지 말기 ▲인문학의 부흥 등을 선진국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로 꼽았다.
그는 "아시아 금융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 월드컵 때 폭발했던 거리응원 문화, 서해 기름유출사고 후 태안의 기적 등을 보면 한국인들 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에너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싱겁고 미지근한 것보다 맵고 뜨거운 것을 좋아하는 강한 에너지는 좁은 애국주의보다 큰 목적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 큰 꿈을 중심으로 해 하나 되고자 하는 마음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한국적인 에너지를 동원하려면 우리의 문화적 뿌리에서 나온,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큰 비전이 있는 독특한 선진화 모델이 제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yulsid@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