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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뭐하나 = 관계당국 등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확인된 민간기업의 해킹 피해는 2만2천건에 육박했다. 특히 청와대를 포함한 정부 부처 홈페이지 등 공공기관에 대한 해킹 시도는 전년도에 비해 80% 상당 증가한 7천500여건에 달했다.

해커들이 다수의 기밀ㆍ고급정보가 보관된 공공기관을 공격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이제는 정보보안이 기업과 고객의 문제가 아닌 전국민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의 대응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국정원 조사 결과 전체 723개 국가공공기관의 IT 예산대비 보안투자 규모로 2% 미만을 사용한다는 기관이 전체의 42.3%에 달했다. 5% 이상 사용한다는 기관은 불과 21.7%로 집계됐다.

미국 정부의 보안투자 규모가 전체 IT 예산대비 9.2%에 달하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

국민 정보와 국가 기밀에 대한 보안 수준이 이 정도라면 민간 보안투자 역시 말할 것도 없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이 실시한 조사 결과 전체기업의 50.8%가 IT투자 대비 보안투자비 지출이 "없다"고 응답해 충격을 줬다. 1% 미만이라는 기업도 27.5%에 달했으며, 10% 이상이라는 응답은 0.3%에 그쳤다.

당연히 국내 보안 시장 역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정보보호 주권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 보안시장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17.78% 성장했지만, 국내의 경우 6.13% 성장에 그쳤다.

세계 IT시장 대비 보안시장 규모는 2006년 16.06% 수준이었지만, 국내는 0.28%로 존재가 미미한 실정이다.

보안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경우처럼 대규모는 아니었지만 보안 이슈가 꾸준히 제기돼 왔음에도 단발성에 그쳐왔다"며 "정부기관부터 보안에 대해 무관심한 풍토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상 열악한 국내 보안환경의 개선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터넷 부실공사 와해 막으려면 = 보안업계는 국가와 기업, 개인 모두의 노력이 있지 않은 이상 이 같은 사태의 재발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미 인터넷 전반의 위기로 번진 보안문제가 재발할 경우 IT강국으로서 공들여 쌓은 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고속성장의 거품이 2000년대들어 IMF사태 등으로 무너져내렸듯 본격적으로 안정 궤도에 접어든 IT산업이 보안문제로 인해 좌초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정부가 최근들어 관련법을 개정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갈수록 조직화ㆍ첨단화되는 해킹에 맞서기 위해서는 보안 역시 체계화될 필요가 있고 이를 주도할 수 있는 국가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

현재 한국정보보호진흥원과 국가정보원 등 기관이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상황 파악과 분석, 사후 대응 수준에 그치고 있을 뿐, 사전 예방과 조직적 대처 등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기업 및 개인의 보안의식 제고 또한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옥션 이외에도 수많은 기업들이 해킹 등 피해를 입었지만 외부로 공개되고 책임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렇다보니 해커들이 기업을 공격하고 금품을 요구하는 등 사례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돈으로 `땜질'식 처방을 한 업체들의 보안태세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근본적으로 보안 투자를 통한 정보보호 태세 강화만이 장기적으로 해커의 공격으로부터 고객 신뢰와 기업 비즈니스를 지킬 수 있다는 인식 전환만이 이 같은 악순환을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했다.

개인 역시 개인 PC에 방화벽과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수준의 기초적인 보안조치조차 취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다. 다수의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동일하게 설정한 뒤 이를 변경하지 않는 등 사례에서 보듯 개인의 보안 불감증 역시 피해를 키우고 있다.

한 보안 전문가는 "보안문제에서 완벽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더 관심을 갖고 더 투자를 한다면 그만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jo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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