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경영일선 퇴진 의사를 밝혔지만 삼성그룹내의 복잡한 출자관계를 이용한 회장 일족의 지배구조는 변함이 없어 '형식적 내용'이라는 냉정한 시각이 나오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 회장의 돌연한 사임 표명에 대해 '예상을 뛰어넘은 파격적인 내용'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면서도 "전략기획실 폐지 등의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그룹의 복잡한 지배구조는 '쇄신'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삼성은 출자 문제에 대해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그룹 경영의 근간을 위협하는 문제인 만큼 쉽지 않고 이 회장의 영향력은 계속 남아 있을 것이란 시각이 강하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도 "이 회장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업적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문제는 사장단이 장기 경영전략을 책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한국내에서는 이 회장이 향후에도 막후에서 경영을 지휘할 것이란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삼성이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을 새 그룹 회장으로 선임했지만 그는 이미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만큼 '사장단의 수장으로서 경영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라는 분석이 많다"며 "재계 등 대외활동을 하는 얼굴로서의 역할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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