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한동안 부진에 빠졌던 동남아펀드들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증시의 반등 분위기 속에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증시들이 바닥권에서 벗어나고 있는 데다, 원자재 가격의 강세가 지속되면서 악화됐던 동남아펀드들의 수익률이 최근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23일 대우증권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동남아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8일 현재 5.81%로 MSCI세계지수를 기준으로 한 글로벌시장 평균(6.14%)에 근접하고 있다.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66%로 시장 평균(4.51%)에 비해 아직 부진한 편이지만 1년 평균 수익률은 15.90%로 시장 평균(-2.35%)을 크게 웃도는 양호한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JP모간JF아세안주식형모'와 'NH-CA베트남아세안플러스주식1(모)'는 1개월 수익률이 각각 9.95%, 9.35%로 10%에 육박하고 있으며 '피델리아세안주식-모', '삼성글로벌베스트동남아시아주식모2', 'KB아세안주식모' 등도 1개월 수익률이 7%대를 나타내며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수익률 개선은 동남아 증시의 회복과 맞물린 것이다.
말레이시아 증시는 지난달 중순 저점 대비 8.6% 반등한 상태며 인도네시아 증시는 이달 초 저점을 형성한 뒤 5.0% 반등했다. 인플레이션 악재와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침체폭이 깊었던 베트남증시도 지난달 말 저점 이후 6.8% 오르며 반등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동남아펀드는 지난달 초 증시 낙폭이 커지면서 장단기 수익률이 급격히 악화돼 자칫 회복 불능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됐었다.
동남아펀드는 중국이나 인도 등 신흥시장 못지 않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도 주가가 아직 크게 오르지 않아 가격 부담이 적은데다, 기존 주요 증시들과의 주가 상관성이 낮아 연초부터 본격화된 약세장에 대응한 투자대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울러 동남아 국가들 대부분이 천연자원 부국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의 수혜처로도 주목받고 있으며 막대한 오일머니를 배경으로 한 이슬람 금융권의 성장과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리서치파트장은 "동남아시장은 아직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지 못했고 인플레이션이나 정치적 불안에 대한 위험도 존재한다"며 "하지만 글로벌 경기둔화에 대한 방어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를 추구한다면 이미 투자자들이 몰려 있는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블루오션인 동남아시장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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