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심각한 기근 위기에 처해 있다고 프랑스 일간 르 피가로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인용해 "지난해 여름 발생한 홍수 피해 등으로 북한의 곡물 수확량이 25% 감소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수확량 감소와 곡물 가격상승으로 무려 2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5-1996년 당시와 같은 대규모 기근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세계식량계획의 평양주재 대표인 장-피에르 드 마저리는 "북한의 식료품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면서 "며칠 분량의 쌀을 사는데 월급의 3분의 1을 지출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같은 식량위기는 한국과 일본, 미국 등이 북한의 핵폐기를 위해 식량지원을 대북 협상의 지렛대로 이용하고 있어 가중되고 있다고 르 피가로는 분석했다.
일본의 한 외교관은 "작년 12월 미국의 대북 쌀지원 50만t을 북한이 거부했다"면서 "이는 지원식량의 분배과정을 감시하는 인원을 북한이 50명으로 제한하려한 반면 미국은 70명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외교관은 북한은 올해 100만-150만t의 식량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문은 또 "1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은 북한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불도저'라는 별명의 이명박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전임 대통령들이 추진해 온 유화적인 대북 지원정책을 폐기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인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63) 와세다대 교수는 "지난 10년동안 한국의 대북 경제 지원금액은 1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이런 식량위기와 기근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NGO(비정부기구)의 경고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등 긴급한 현안으로 여기지 않고 있어 변하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mingjoe@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