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가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여야간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난데없이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 법사위원장을 성토하고 나섰다.
본회의에 올려 처리해야할 법안은 많은데 각 상임위에서 넘어온 법안의 자구.체
계심사를 맡은 법사위가 안 위원장 때문에 법안처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우리당 김동철(金東喆) 의원은 14일 의총에서 발언을 청해 "1989년부터 국회생
활을 시작해 국회 주변에서 17년간 있었지만 안 위원장 같은 사람은 처음 봤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다른 상임위에서는 여야 간사가 전문위원들과 협의해서 의사일정을
올리면 위원장이 그렇게 하자고 하는데, 법사위에서는 위원장이 모든 것을 결재한다
"며 "그 과정에서 자기 마음에 안드는 법안, 일부 로비가 들어온 법안은 의사일정에
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안 위원장은 대한노인회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건강가족기
본법을 의사일정에 뺐고, 자기 지역구인 과천에 있는 한국마사회가 심의하지 말아달
라고 해서 게임산업진흥법과 사행산업통합감독위법을 상정조차 않았다"고 비판했
다.
재경위 소속 박영선(朴映宣) 의원도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 법사위의 금융
산업구조개선법 처리 지연을 문제삼으면서 안 위원장을 거론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재경부 국장이 금산법(금융산업구조개선법) 관련해서 안 위
원장을 면담했는데, 금산법은 사학법과 연계한다는게 한나라당의 방침이어서 원내
대표에게 얘기하라고 했다고 한다"며 "법사위에서 1년간 통과시키지 않은 한나라
당의 저의를 의심치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은 "여당이 법사위원장에게 총공세로 나온 것 같다"며 "모든
책임을 한나라당과 법사위원장에게 떠미는 것 같은데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안 위원장은 "건강가족기본법은 공청회를 열어 각계의 의견을 들어보기로 법사
위 전체회의에서 의결까지 한 사항"이라며 "게임관련 법안도 13일 소위에서 모두 처
리됐는데 마치 위원장 때문에 처리하지 못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야간사간 협의를 왜 존중하지 않겠느냐"며 "간사간 합의가 안되니까 위
원장이 나서는 것인데 마치 위원장이 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표현한 것은 매우 잘
못"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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