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 당선자 첫 공식대면..박근혜 끝내 불참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김경희 안용수 기자 = 한나라당의 22일 당선자 워크숍은 18대 국회 과반의석 여당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예고편'과 같은 자리였다.
당선자 153명 중 박근혜 전 대표 등 5명의 불참자를 제외한 전원은 이날 워크숍에서 민생대책특위 산하 8개 분과로 나뉘어 취약계층 대책을 비롯한 순수 민생현안을 주제로 분임토의를 벌인 뒤 향후 활동 과제 및 계획을 발표했다.
토의 시간은 1시간이 채 못될 만큼 짧았지만 결과물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열띤 정책 토론이 펼쳐졌으며 탈당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와 같은 정치적 현안은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 확대, 기초노령연금 미지급 노인을 위한 교통비 지급, 노인 인력의 하교 도우미 활용, 성폭력 범죄 처벌 강화, 파출소 통폐합 백지화, 노후 소방차 교체 등 구체적이고 다양한 민생 아이디어들이 쏟아졌고 벌써부터 적극적인 입법 의지를 피력하는 당선자들도 적지않았다.
규제개혁 분과는 당 선정 규제완화 10대 과제와 최근 정부가 지목한 규제개혁 대상, 그리고 분과의 현장활동을 통해 자체 선정한 과제들을 취합, 최종과제를 선정한 뒤 보고대회를 갖기로 했다.
서민경제1분과는 해비타트(사랑의 집짓기) 체험, 대학생과의 취업간담회, 택시.버스 기사와의 만남, 재래시장에서의 고물가 체험 등 현장 활동을 거쳐 실질적인 입법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서민경제2분과는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될 경우 서민경제 영향평가를 진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키로 했으며, 하도급 문제와 소상공인.영세사업자 문제에 집중키로 했다. 축소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참여정부 초반 수준으로 회복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취약계층 분과는 기초노령연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노인들에게 교통수당이 계속 지급될 수 있도록 당에 건의키로 했고 교육분과는 사교육비, 농.산.어촌 교육현실, 교육안전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농어민대책분과는 강원도 횡성 한우경매시장 등을 방문해 축산인, 농민 등과 한우 브랜드화 대책, 농어촌 뉴타운 문제 등을 논의하고 정부부처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 피해 대책 등도 조율키로 했다.
국민건강분과와 국민안전분과는 아동 성범죄 근절을 위해 CCTV 확대설치, 노인 하교 도우미 제도 등의 실시를 건의하고 일명 `혜진.예슬법'의 강화 등 성폭력 범죄의 처벌 강화를 추진키로 했다.
또한 어린이 유괴.실종 방지를 위한 위치추적 장치 부착, 등하교길 어린이 보호를 위한 학교앞 속도측정기 설치 및 녹색어머니회의 과속차량 단속, 파출소 통폐합 백지화, 노후 소방차 조속 교체, 치수 시스템 개선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언론인 출신인 진성호 당선자는 자신이 농어민대책분과에 배정된 것과 관련, "전공과 경력을 반영해 분과를 배정했다는 데 나는 농어민과 전공경력이 관련없다"며 분과 교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부의장은 이날 오후 1시께 행사장내 식당에 나타나 당선자 20여 명과 삼계탕으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의정활동 등에 대해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의장은 총선 이후 당선자들과 첫 공식 대면하는 자리였던 만큼 언행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그는 분임토의 직후 행사장에 들어와 권영세 사무총장과 짧게 대화를 나눴고 동료 의원들과도 환한 표정으로 악수를 했다.
그는 현안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내가 뭘..."이라며 손사래를 친 뒤 자신의 자리에 앉았고 이후 행사가 끝날 때까지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날 워크숍 참석 여부가 주목됐던 박근혜 전 대표는 끝내 불참했고 부부동반인 청와대 만찬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강 대표가 마무리 발언을 생략하겠다고 밝히자 "강 대표가 무슨 발언할 권한이 있느냐"며 농담을 던져 좌중에 웃음을 유도했다.
호남몫으로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받았지만 대통령과 가까워 배려받은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였던 김소남 당선자는 인사말 도중 느닷없이 "안상수 원내대표에게 박수 좀 쳐달라"며 목청을 높여 주위를 당혹케 했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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