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전망 놓고 극단적 의견대립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자동차업종의 향후 전망을 놓고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국내 자동차업종의 이익 모멘텀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는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시장 진출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며 적극 추천하는 분위기이다.
이날 현대차는 전날보다 0.24% 떨어진 8만4천300원, 기아차는 3.26% 급락한 1만3천350원으로 마감했다.
◆ "글로벌 경기 무시하지 말라" = 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자동차주에 대해 부정적인 이유는 갈수록 악화되는 글로벌 경제와 기아차의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로 요약할 수 있다.
22일 일본 노무라증권은 국내 자동차업종에 대해 글로벌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출 확대가 어려울 것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미국, 유럽 등의 경제가 점차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시장의 수요가 이를 상쇄하기는 힘들며, 국내 자동차 수요도 갈수록 둔화되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근 원화 약세는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급등하고 있는 원자재 가격으로 인한 비용 부담으로 이마저도 큰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 것이라고 노무라는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아차의 해외 경쟁력과 재무 안정성에 큰 의문을 품고 있다.
올해 2.4분기부터 대규모 채권의 상환 시기가 다가오는 데다 해외 영업부문의 손실과 해외공장 준공을 위한 설비투자 등으로 재무제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판매 부진으로 인한 생산량 축소로 가동률이 하락하면 고정비용은 더욱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기아차의 판매 부진으로 올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4일에는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파이낸셜타임스(FT)마저 "현대차 주가상승은 이상현상"이라는 취지의 기사를 실기도 했다.
◆ "국내 자동차산업 성장궤도 올랐다" = 이를 반박하는 국내 증권사의 논리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하더라도 국내 자동차산업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 이를 커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산 1천만대 고지에 오르고 있는 도요타와 같은 메이저업체들은 외형 성장의 여지가 크지 않지만, 올해 연산 300만대에 도전하는 현대차는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한 성장을 충분히 이뤄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인도2공장, 올해 중국2공장, 내년 초 유럽 체코공장의 가동 등 확장일로의 해외 공장은 국내 자동차업체의 이러한 성장성이 구현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동양종금증권의 강상민 연구원은 "현대차는 성장이 정체된 미국시장보다는 구매력 증가로 자동차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는 중국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며 "중국2공장은 중국시장에서 현대차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씨티그룹도 이날 한국 자동차 업종에 대해 원화 약세 등에 힘입어 1.4분기는 물론 2.4분기에도 실적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혀 국내 증권사의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씨티그룹은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원화 약세라는 유리한 환경을 맞고 있다"며 "원화가치는 1.4분기에 미 달러에 대해 전분기 대비 3.8% 절하됐으며 이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을 각각 1.1%포인트와 1.9%포인트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sahn@yna.co.kr
(끝)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