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이후 5년 이상 짧아진 곳도..비만 등 원인
(서울=연합뉴스) 미국 일부 지역에 사는 여성들의 평균수명이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2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여성의 12%가 사는 약 1천개 카운티에서 여성들의 평균 수명이 1980년대 초에 비해 더 짧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 곳은 미 대륙 남단과 애팔래치아, 중서부 저지대 및 메인주의 한 개 카운티였다. 특히 래드포드 시티와 풀라스키 카운티 등 버지니아주 남서부 2개 지역에서는 1983년 이후 무려 5년 이상 평균수명이 짧아졌다.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국한되지는 않지만 농촌과 소득이 낮은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농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포스트는 여성의 수명이 짧아지는 것은 다른 선진국들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현상으로, 지난 1918년 스페인 독감이 엄습한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당뇨병과 폐암, 폐기종 및 신장 질환에 의한 사망률 증가 때문일 것으로 보이며, 여성들이 새로 습관을 들인 흡연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아울러 비만 병이 원인일 수도 있다고 지목하고 만일 비만이 원인이라면 미국 여성의 평균수명 단축은 앞으로 미국 전역에 걸친 일반적 현상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워싱턴대학의 물리학자 겸 역학자(疫學者)인 크리스토퍼 J.L.머레이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하나의 전조일 뿐이며 몇몇 카운티에 국한되는 현상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1천개 조사 대상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공중 보건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것은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미 국립의료원(NIH) 산하 심장-폐-혈액연구소의 사이드 엘리자베스 G.나벨 소장은 "이번 통계는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며 미국내 보건 편차가 크게 우려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음을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와 별도로 미국인 사망자의 약 절반은 흡연과 부적절한 식습관 및 운동부족 등 충분히 고칠 수 있는 몇 가지 생활 습관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머레이 교수와 하버드 공공보건대학원 연구진은 1961년부터 1999년까지 미국인 사망률과 사망 원인에 대한 통계에 근거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공공과학도서관(PLS)의 온라인 저널인 'PLos 메디신'에 게재됐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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