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성향인 주성영 의원이 불쑥 단상에 올라와 순서에 없던 친박 탈당자들의 복당 문제에 대한 긴급토론을 공식 요청하자 일순 행사장이 술렁이기도 했다.
주 의원은 "여당의 당선자 워크숍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에서 볼 때 (진행순서에)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153석이 국민들이 저희에게 준 심판이니까 인위적인 정계개편은 하지 않겠다는 논리는 인위적으로 국민의 뜻을 거슬러 가면서 문을 걸어 잠그는 게 아니냐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4년전 노무현 정권의 청와대 만찬 연찬회를 기억한다. 당시 당선자들이 노 대통령과 함께 운동권 노래를 부르고, 소위 좌파 맹종주의자의 망동으로 시작해서 나라를 끝내 국회와 정부의 소통을 회복하지 못하고 견제와 균형을 지켜내지 못하고 정권의 실패로 끝났다"면서 "오늘 우리가 정치 경제 문제에 대한 토론 없이 연찬회를 마치고 청와대에서 밥이나 먹고 온다면 한나라당이 여당 역할을 똑바로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153명의 연찬회는 적절한지는 몰라도 초등학교 입학생 오리엔테이션이나 대기업 재벌의 입사설명회도 아니다"면서 분임토의의 주제를 민생문제에서 정치 문제로 대체해줄 것을 요구했다.
행사 시작 전에도 당선자들 사이의 주된 화제는 단연 청와대의 정무라인 재편 여부와 친박 탈당자 복당 문제였다.
청와대 정무라인 문제와 관련, 특히 정두언, 남경필 의원 등 주류측 소장파들은 이날 분임토의 등을 통해 정무라인 교체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지만 일단 오전에는 발언을 자제했다.
반면 당 지도부와 중진들은 정무라인 교체보다는 강화 쪽에 무게를 뒀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임태희 의원은 친박 복당 및 청와대와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 문제 등과 관련, "일단 정무라인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지 모든 게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 기능 재편 논의 등이 권력투쟁으로 비화될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군현 의원은 "이런 논의가 자칫 국민의 눈에 권력투쟁이나 자중지란으로 비친다면 당을 걱정하는 진의가 왜곡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친박 복당 문제와 관련, 친박측 당선자들은 내심 `즉각 복당'을 요구한 반면 친이측 당선자들은 대체로 시기 상조라며 반대했다.
친박 성향 서병수 의원은 인사말에서 "당내 화합과 통합의 걸림돌이 되는 일들이 하나 남아있다"면서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가 그 매듭을 풀어줄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반면 주류측 이군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153석을 준 것은 또 한 번의 기회를 준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전당대회 전까지 곤란하다고 본다. 복당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당 대표 도전의사를 밝힌 정몽준 의원은 "서로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단임제 대통령인 만큼 재선할 필요가 없으니 초당적으로 화합해야 한다"며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송광호 당선자(충북 제천.단양)는 충청권 참패를 거론, "설익은 정책을 발표하는 국무위원들에게 각성을 촉구해야 하고, 정치감각이 없는 국무위원의 선임에 제동을 걸어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서울 당선자들의 뉴타운 건설공약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요즘 어느 시장께서 어느 당 소속인지 잘 모르지만 후보들이 공약한 것을 번복하는 그런 사례가 있는데 앞으로는 그 사람의 소속이 어디인지 이제 정체성을 분명히 할 때가 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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