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7일 `강행군'..경제협력.신뢰구축 성과 = 이 대통령이 6박7일(기내 1박 포함)의 첫 순방기간에 소화한 일정은 `메인 이벤트'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및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비롯해 모두 42개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전공'인 경제를 비롯해 정치, 안보, 문화 분야 등에서 전방위 강행군을 거듭하며 국제 외교무대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6일 오후 미국 뉴욕을 시작으로 공식 순방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거의 매일 하루 20시간 공식행사 참석과 연설문 준비 등에 집중하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만찬은 물론 조찬과 오찬도 대부분 공식 일정과 겸해 준비돼 `식사외교'에도 분주했다.
이 대통령의 순방일정은 뉴욕 `경제행보'를 시작으로 워싱턴 D.C.의 `정치.외교 행보'에 이어 일본 `이웃외교 행보'로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경제대통령'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경제 관련 일정이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고, 현지 유력 경제인들과 함께 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도 여러번 준비해 `세일즈 외교'에도 적극 나섰다.
특히 협상 타결 이후 정체상태에 빠졌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불씨'를 되살렸고, 한일 FTA 실무협상을 6월에 재개키로 합의한 것은 이번 순방에서 사장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1박2일간 부시 대통령과 함께 머물며 `전략동맹'을 위한 신뢰기반을 구축한 데 이어 일본에서 후쿠다 총리와의 80분 회담을 통해 한.일간 미래지향적 신시대 개막과 경제협력 강화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낸 것은 그동안 `경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에 가렸던 외교력을 선보이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됐다.
결과적으로 이번 순방의 3대 테마로 설정했던 `눈에 보이는 신뢰' `손에 잡히는 경제' `가슴으로 느끼는 책임감'과 관련,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게 청와대의 자평이다.
그러나 성과 만큼이나 남은 과제와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많다. 우선 최대 성과로 평가되는 FTA와 관련,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에 대한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데다 비준 과정에서 정치권 논란이 불가피해 보여 이 대통령으로서는 쉽지 않은 통과의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새 정부의 실용외교를 놓고 일각에서 벌써부터 `신(新) 사대주의'라는 힐난을 쏟아내고 있고, 한.일 과거사 문제 청산에 대해서도 논란을 피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첫 순방으로 새 정부 실용외교의 길을 성공적으로 닦은 만큼 철저한 후속조치로 결실을 얻어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 과정에서 소모적인 정치논쟁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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