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전자보다는 식습관이 고혈압을 유발하는 요인이며 결국 식습관을 바꿈으로써 고혈압, 나아가 심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은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연구팀 등과 공동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소개했다.
연구팀은 영국과 미국, 일본, 중국 등 4개국에서 중년 남녀 4천630명의 소변을 채취, 소변에 함유된 '대사 산물'(metabolite)로 불리는 화학 물질을 분석했다.
신진대사의 결과물인 대사 산물은 사람의 식습관 및 생활습관이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소변에 함유된 대사 산물로 식습관과 고혈압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것은 첫 시도였다고 텔레그래프는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혈압 및 심장질환 발병 상황에 유사성을 띠는 영국과 미국의 성인에게서는 대사 산물도 유사성이 확인됐다.
흥미로운 것은 유전적 유사성을 띠는 일본인과 중국인 사이에서는 대사 산물의 유사성이 발견되지 않은 반면 미국에 거주하는 일본인에게서는 미국인과 유사한 대사 산물이 확인됐다는 점.
이는 결국 식습관 및 생활습관이 신진대사를 결정하는데 지배적 특징임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제레미 니콜슨은 "신진대사 윤곽을 그려냄으로써 개인의 특정한 식습관, 음주량 등이 특정한 질환 발병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동물성 지방에 많은 아미노산 알라닌 수치가 높은 사람은 혈압이 높은 반면 쌀 등 곡물의 전분이 분해되면서 만들어지는 포름산염 수치가 높은 사람은 상대적으로 혈압이 낮다.
논문 공동저자인 폴 엘리엇 교수는 "사람이 자신의 DNA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식습관 및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신진대사 형태는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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