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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삼성이 파격적인 경영쇄신 카드를 내놓음으로써 '제3창업'을 위한 새로운 전환점이자 출발점에 섰다.
삼성 오너경영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이병철 선대 회장에게서 '대권'을 물려받는 지 20여년만에 회장직을 내놓는 단안을 내렸고, 그룹 컨트롤타워로 역할한 전략기획실을 해체하기로 했다. 이것은 일단 외견상 이 회장의 퇴진 불가와 개편 수준의 전략기획실 '수술'을 점친 안팎의 예측을 훌쩍 뛰어넘는 강도높은 처방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삼성은 또 이 회장의 차명재산을 공익 사용으로 돌리겠다는 입장과 함께 은행업 진출 포기, 순환출자 고리 해소라는 진일보한 쇄신안으로 여론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결정을 내렸다는 평가다.
◇ 이 회장과 전략기획실 없는 경영체제 어떻게 되나 = 이 회장의 퇴진은 삼성의 시종(始終)을 관통하는 중추가 사라짐을 의미한다는 게 삼성맨들의 진단이다. 선장을 잃은 거대 항공모함의 순조로운 항해에 대한 우려를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룹 단위의 장기 경영비전과 계열사간 중복사업 방지, 대규모 투자 조율, 사업구조 조정, 자원 배분, 인사 등을 맡아온 전략기획실을 없애기로 한 것도 1급 항해사를 잃은 데 비유하고 있는 게 현재 삼성의 상황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핵심 경쟁력으로 분석되던 회장-전략기획실-각 계열사 CEO라는 이른바 삼각편대 경영이 불가능해지고 소유 경영의 최대 강점으로 손꼽히던 스피드 경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 내부에서는 삼성 브랜드의 해외 신인도 하락, IOC 위원인 이 회장의 행보 차질로 인한 스포츠 외교 불안 등 대외적인 삼성 영향력 약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일단 각 계열사의 독자 경영역량이 확보돼있고, 사회적으로도 그룹 경영체제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는 점을 감안해 전략기획실을 없앴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각 계열사 CEO 등으로 구성되는 사장단협의회를 가동하기로 했다.
사장단협의회가 사실상 전략기획실 역할을 대행하는 그림이다. 나아가 대외적으로 삼성 회장 역할을 맡을 인사로는 이수빈(69) 삼성생명 회장이 지명됐다. 그러나 이수빈 회장은 말 그대로 삼성그룹의 얼굴을 대신하는 정도의 무게이지 이건희 회장의 카리스마를 대체하는 수준이 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사장단협의회 아래에는 사장단회의를 실무 지원하고 대외적으로 삼성그룹의 창구와 대변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행정 서비스를 전담하는 업무지원실을 임원 2-3명 정도의 소규모 조직으로 설치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향후 소위 '집단협의.지도 경영체제'라는 그림으로 이 회장과 전략기획실의 기능과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uni@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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