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14일 미.중 양국간의 기록적인 무역 격차를 좁히고 중국의 무역 및 환율 정책에 대한 미국 내의 비판여론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중국이 자유변동환률제 시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폴슨 재무장관은 양국의 경제관계 발전 방안 모색을 목적으로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된 첫 중.미 전략경제대화 기조연설을 통해, 미
국은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시장의 기능에 의해 결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미.중 전략경제대화 개최 구상을 창안한 것으로 알려진 폴슨 장관은 "미.중 양
국이 균형잡힌 성장을 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환율 유연성의
중요성에 관해, 중기적으로는 자유로운 외환 거래 실현 방안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
고 말했다.
그는 또 중.미간의 장기 대화를 위한 출발점인 이틀 동안의 대화에서 어떤 돌파
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미국은 무역, 경쟁, 투자를 위한 지속적인
시장 개방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인 14일 낮 중국의 위안화 가치는 전날보다 0.07% 오른 달
러당 7.8213위안을 나타내 지난해 7월 하순 2.1% 평가절상조치 이후 최고를 기록했
다. 하루 변동폭을 ±0.3%까지만 허용하고 있는 위안화는 현재까지 3.6%가 올랐다.
이에 대해 중국측 수석대표인 우이(吳儀) 부총리는 중국이 앞으로 계속해서 국
제 수지가 기본적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촉진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무역 흑자 문제
를 중시해 수입을 부단히 확대하고 무역흑자를 줄이도록 노력해 수.출입이 기본적으
로 균형을 이루도록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중국의 발전 도로'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에서, 우 부총리는 "일부 미국 친구들
은 중국의 실제 상황에 대해 제한된 지식만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을 심지어는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중국의 솔직한 느낌"이라는 말로 이번 대화와 관련한 몇몇 미
국 관측통들의 견해를 일축했다.
우 부총리는 특히 중국의 발전은 세계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고 강조하면
서 "이번 대화를 통해 미국이 중국을 전면적이고 체계적으로 인식하고 더욱 이해해
상호간의 이해와 신뢰를 증강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면서 지속적인 개혁.개방정
책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대화를 위해 폴슨 장관을 수석대표로 벤 베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
회(FRB) 의장과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장무장관, 슈전 슈워브 무역대표부(USTR) 등
각료급 7명이 포함된 매머드 대표단을 파견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번 대화가 양국 관계를 위한 장기계획 입안에 도움이 될 것이
라고 밝히고 있으나 미국 재계에서는 조속히 행동을 취해야 한다면서 폴슨 장관에
게 대중 강경노선을 주문하고 있어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배한 이후 미국의
중국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측에서도 수석대표인 우 부총리와 마카이(馬凱)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진런칭(金仁慶) 재정부장, 보시라이(薄熙來) 상무부장 등 외에 농업부, 위생부, 정
보산업부의 부장과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장을 포함한 부장급 10명으로 구성된 사상
최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했다.
중.미 양국 대표단은 이틀 동안 중국의 발전 도로, 도.농간 균형발전, 지속 가
능한 발전, 무역, 투자, 에너지, 환경 등 분야별로 나누어 세미나식으로 진행되며,
미국은 가장 핵심적인 의제인 위안화 변동폭 확대, 지적재산권 보호 노력 강화, 중
국의 시장개방 확대 등의 압박을 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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