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中달래기에 파리시장 '엇박자'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 프랑스 파리시 의회가 21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에게 명예시민권을 수여하기로 결정해 중국인들의 까르푸 불매운동과 반(反) 프랑스 규탄시위가 가열될 전망이다.
파리시 의회의 이런 결정은, 중국에 특사를 보내는 등 중국인들의 반 프랑스 감정을 누그러뜨리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행보에 찬물을 끼얹는 새로운 갈등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파리시 의회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좌파 사회당 소속의 베르트랑 들라노에 시장이 제출한 달라이 라마에 대한 명예시민권 수여 안건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안건을 상정한 들라노에 시장은 "평화의 투사이자 지칠 줄 모르는 민족간 대화의 옹호자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들라노에 시장은 이어 "파리시는 존엄과 자유, 소박한 삶을 위한 기본적 권리를 수호하려고 하는 티베트인들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배경설명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부상 중인 들라노에 시장의 명예시민권 수여계획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중국 달래기 노력에 대한 엇박자로 비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중국통인 장-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와 장 다비드 레비트 엘리제궁 외교고문 등을 잇따라 특사자격으로 중국에 파견해 자신의 친서를 전달하기로 했다.
티베트 망명정부의 달라이 라마는 198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2004년께부터 독립 요구를 철회하고 대신 티베트의 자치를 요구하고 있다.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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