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 외부 화염에 무척 놀라"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 12일간 우주에 머무르다 귀환한 이소연(29) 씨는 21일 "나는 영웅이 아니며 한국의 평범한 여성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 씨는 회복 훈련을 위해 머물고 있는 모스크바 외곽 가가린 우주인훈련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6개월 더 우주에 머물고 싶었다"며 "함께 올라간 세르게이 볼코프 선장과 올레그 코노넨코 비행 엔지니어가 많이 도와 주었는데 나 혼자 돌아와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우주선이 출발하고 무중력 상태에 진입했을 때 나를 포함한 3명의 우주인들 모두가 크게 소리 질렀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며 우주 비행의 감흥을 잊지 못했다.
이 씨는 특히 "나는 영웅이 아니며 평범한 한국의 여성일 뿐이다"면서 "내가 그런 칭호를 받기엔 이르며 함께 돌아온 두 동료에게나 어울리는 말이다"라고 답했다.
이 씨는 또 귀환 과정이 순탄치 못했다는 질문에 "귀환 모듈(외부)의 심한 화염을 보고 우리도 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무척 놀랐으나 모듈 내부는 덥지 않았고 다른 동료 우주인들이 안정된 모습을 보고 나도 안정을 찾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그는 "소유스 우주선을 제작한 기술자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ISS에서 무슨 노래를 불렀느냐는 질문에 그는 "`플라이 미 투 더 문(Fly me to the Moon)'이란 팝송을 불렀다"고 답했다.
오는 28일 한국으로 귀국하는 이 씨는 앞으로 계획을 묻는 질문에 "회복이 되면 한국에 돌아갈 것이고 한국 과학 발전을 위해 일하겠지만 우선 한국 정부가 허락해 주면 2008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귀환 때 선장 역할을 한 유리 말렌첸코(러시아)는 기자회견에서 "비정상적 착륙이 이뤄진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귀환 모듈이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나 자동으로 탄도궤도 시스템으로 변경됐다"고 말해 모듈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그는 "승무원들의 행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무엇이 잘못 됐는가는 시간이 말해 줄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또 다른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미국)은 "이륙할 때 보다 착륙할 때가 더 힘이 들었으나 놀라지 않았다"면서 "귀환 당시에는 몸 상태가 안 좋았으나 차츰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 우주인을 태운 소유스 TMA-11 귀환모듈은 19일 오후 5시30분(한국시간) 착륙 예정지점 보다 서쪽으로 420km 떨어진 카자흐스탄 초원지대에 착륙했다.
도착 당일 가가린 우주센터로 이동, 적응훈련에 들어간 이들은 이틀간 휴식을 취하면서 어느 정도 건강히 회복된 듯 보였지만 발걸음을 쉽게 떼지는 못했다.
hy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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