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형규 정성호 기자 = 제일화재 인수전이 업계 일각의 예상대로 결국 한화-한진가(家)의 대결로 번졌다.
제일화재 최대주주 김영혜씨 동생인 김승연 회장이 이끄는 한화그룹은 21일 제일화재를 인수해 한화손해보험과 중.장기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막냇동생인 조정호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를 적대적 M&A(인수합병)하려는 데 대한 정면 대응이다.
한화는 이날 한화건설과 함께 그룹내 비상장 계열사인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리조트, 한화테크엠이 이날 각각 이사회 등을 거쳐 제일화재 지분 참여에 가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보험업법상 해당 회사의 지분을 1% 이상 취득해 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22일 제일화재 지분 취득 승인을 위한 관련 서류를 금융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화는 "일단 시장에서 최대주주 수준의 지분을 인수해 제일화재를 그룹 계열사로 편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분 확보 목표치는 25-30% 선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메리츠화재는 "M&A의 논리나 자금력에서 밀릴 것 없다"면서 제일화재를 적대적 M&A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메리츠화재는 24일까지 제일화재 최대주주로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 씨로부터 지분 양도에 대한 답변을 기다린 뒤 25일 이사회를 열어 제일화재 지분 30%를 확보하기 위해 공개 매수 등 M&A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국가경제나 보험업계 발전의 관점에서 볼 때 한화의 결정은 현명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폄훼하고 "제일화재 지분 매집에는 원칙적으로 화재, 종금, 증권 등 메리츠금융그룹 계열사만 참여할 것이며, 자금은 충분하고 자신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가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나중에 시너지 효과를 생각해 미래에 얻을 이익을 선투자한다는 개념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하고 "그러나 한화가 계열사 자금으로 인수하겠다고 하는 것은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한화손보는 장기 손해보험 중심의 오프라인 조직 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으며, 제일화재는 자동차보험 중심의 온라인 영업에 비교 우위가 있어 양사가 대한생명의 경영 기법을 공유할 경우 획기적인 경쟁력 확보가 기대된다는 논리로 한화그룹은 인수전 참여 배경을 전하며 역공했다.
또한 제일화재는 현재 대주주가 한화그룹과 특수관계이며, 과거 한화그룹의 계열사로서 한화의 기업문화와 친숙한 관계인 것도 한화손보와 화학적 결합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한화는 꼽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제일화재 인수를 통해 손보업계 2위권에 진입한다는 복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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