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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칠순을 앞둔 할머니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손자.손녀뻘되는 꼬마들에 섞여 정규수업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충북 보은 동광초교 1학년 별반에 입학한 임옥진(69.보은군 보은읍 신함2리) 할머니.
1939년생으로 칠순을 앞둔 임 할머니는 지난 3월 정식으로 이 학교 학생이 됐다.
그는 못 배운 한을 풀겠다며 정규과정 입학을 요구하자 학교 측은 '교무운영위원회'를 소집, 난상토론 끝에 입학을 허용했다.
초중등교육법에 조기입학은 만 5세 이상으로 제한된 반면 만학규정은 따로 없기 때문이다.
경북 상주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임 할머니는 어려운 형편 속에 학교 문턱을 밟기는 커녕 열 두살 나던 해 '배라도 곯지 말라'는 부모에게 눈물겨운 배웅을 받으며 충북 옥천의 부잣집에 수양딸로 보내졌다.
그러나 수양 부모는 공부를 시켜준다던 당초 약속 대신 식모살이를 강요했고 스무살 먹던 해 '까막눈' 상태로 시집간 그녀는 남편과 두 아이를 키우느라 여태껏 배울 기회를 잡지 못했다.
두 아들을 출가시킨 뒤에야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가진 임 할머니는 올해 초 집 근처 학교를 찾아 평생 소원을 이루게 됐다.
임 할머니의 학교 내 호칭은 '반장'.
1학년은 반장을 따로 두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나이 많은 임 할머니 호칭을 고민하던 담임과 급우들이 고민 끝에 정한 호칭이다.
오전 8시 20분 마을 앞을 지나는 통학버스를 타고 학교에 오는 그는 어린 학생들과 뒤섞여 4교시 수업과 급식을 마친 뒤 오후 2시께 귀가한다.
고령이지만 입학 뒤 여태껏 단 하루도 결석하거나 지각한 적도 없다.
담임 김의자(41) 교사는 "친정 어머니보다도 나이 많은 임 할머니가 모든 일에 솔선하며 어린 학생들을 너무나 잘 보살려 오히려 고맙다"며 "예습.복습은 물론 수업에도 가장 적극적이어서 받아쓰기는 물론 덧셈.뺄셈 등에서 벌써 두각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임 할머니는 "어린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매일 거르지 않고 예습.복습을 하고 있다"며 " "어렵게 입학했으니 열심히 공부해 반드시 졸업장을 타겠다"고 포부를 펼쳤다.
학교 측은 어려운 여건 속에 향학열을 불태우는 임 할머니를 위해 학용품 일체와 급식을 무료 제공하고 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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