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정부가 체육단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뜻을 거듭 밝혔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21일 오후 2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3회 한국스포츠클럽(KSC) 정기포럼에 참석해 "체육 관련 단체들의 기능을 재분배하는 구조조정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 차관은 "KOC(대한올림픽위원회)를 체육회에서 분리시켜 스포츠외교에 집중하도록 하고 체육회는 국민생활체육협의회와 통합해 체육 저변을 넓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인촌 문화부장관은 하루 전 북악산 일원의 서울 성곽을 답사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체육회와 KOC 등의 업무가 중복되는 점이 있으면 조직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히는 등 정부가 조만간 체육계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문화부는 2004년 10월 체육회와 KOC는 물론 국체협까지 완전 통합해 `대한올림픽체육회'로 재탄생하는 방안을 정부입법으로 국회에 상정한 상태다.
그러나 정권교체 이후 다시 문화부가 체육회와 KOC의 분리쪽으로 방향을 잡음에 따라 체육계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새로운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신재민 차관은 "다양한 체육계 인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조직 개편방안을 검토하겠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덧붙였다.
한편 신재민 차관은 포럼에 앞서 행사의 성격이 당초 약속과 다르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여 개회가 다소 지연되기도 했다.
사회자가 개회선언을 하기도 전에 단상에 앉아 마이크를 잡은 신 차관은 "간담회라고 해서 얘기를 들어려 왔는데 거꾸로 강연을 해 달라고 한다. 한 달 반 밖에 안된 내가 뭘 알겠나. 아직도 정부에 뭘 해달라고만 하는 체육계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해 한때 행사장이 술렁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우상일 문화부 국제체육과장은 "당초 주최측과 몇 사람만 참석하는 간담회를 협의했는데 막상 와 보니 행사내용이 강연으로 바뀌어 있고 방송 카메라 등 언론들도 참석해 조금 당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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