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여명에 허위서류 발급 사용처 전수 조사…포털에 위조 카페 40여개 횡행
"수배중 광고냈더니 주문 쇄도하더라"…일부 의뢰인은 중소기업에 취직 성공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1일 국내ㆍ외 대학 학위증과 외국어 성적표 등 각종 서류를 위조해 1억여원을 챙긴 혐의(공문서 위조 등)로 A(38)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또 A씨에게 의뢰해 위조 서류를 발급받은 혐의(공문서 위조 등)로 김모(30)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올해 4월 각종 포털사이트에 40여개의 문서위조 까페를 개설한 뒤 의뢰자 280여명에게 1인당 40∼100만원을 받고 대학 학위증과 외국어 성적표 등의 문서를 위조해주고 1억1천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집에서 국내 주요 명문대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를 비롯해 토익ㆍ토플ㆍJPTㆍHSK 성적표 등 외국어 성적표, 교원 자격증과 의사 자격증 등 각종 행정기관 공문서 등 100여종의 위조 서류를 발견했다.
서류를 위조한 혐의 등이 경찰에 적발돼 현재 기소중지 상태에 있는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 문서 위조 사이트가 많은 것을 보고 광고를 내봤더니 문의가 많이 들어와 본격적으로 위조를 하게 됐다"며 "수배 상태다 보니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서류 위조 밖에 없었고 하다보니 실력도 늘어 계속해서 서류를 위조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인터넷을 이용해 신청을 받은 뒤 퀵서비스를 이용해 위조 서류를 전달했으며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검거를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의 집에서 대형컬러프린터기 1대와 각종 문서 양식이 저장돼 있는 노트북 컴퓨터, 위조문서 300∼400여장, 대포통장과 대포폰 등을 발견해 압수했다.
특히 서류 위조를 의뢰했다가 경찰에 입건된 7명 가운데 김씨 등 2명은 고등학교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위조해 실제 중소기업에 취직했고 일부 의뢰인은 서울시내 명문 사립대의 성적표도 위조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아직까지 김씨 등 2명 외에 실제 위조 서류를 사용한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앞으로 문서 위조를 의뢰한 280여명을 전원 소환해 위조 경위와 사용처에 대해 수사를 벌일 방침이며 공범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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