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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비자면제프로그램 `옥토버' 거론 특별히 앞당겨"
"힐에 협상자세 조언"..기자간담회서 정상회담 뒷얘기 소개

(도쿄=연합뉴스) 황정욱 심인성 이승관 기자 = 일본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가진 첫 한미정상회담에 얽힌 뒷얘기들을 털어놨다.
이날 오전 숙소인 데이코쿠(帝國) 호텔에서 수행기자단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정상회담 어젠다와 정상회담 장소인 캠프 데이비드에서의 1박2일의 일단을 공개한 것.
이 대통령은 애초 캠프데이비드 도착후 골프 카트를 부시 대통령이 몰게 돼 있었으나 자신이 즉석 제안해 운전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 18일 오후(현지시각) 두 정상간 첫 만남이 이뤄지기 30분 전까지만 해도 의전 시나리오에는 이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이 운전하는 카트에, 김윤옥 여사는 로라 부시 여사가 모는 카트에 각각 분승하게 돼 있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 대통령이 카트를 모는 돌발사태가 일어나 당황했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냥 제자리(즉석)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별) 사태도 아니다"면서 "원래 부시 대통령이 나를 맞이한 뒤 카트로 1, 2분 거리의 숙소로 데려다 주면 6시에 만찬을 하게 돼 있었고 나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순간적으로 `내가 운전하면 안 되느냐'고 제안했더니 부시 대통령이 `아, 그러냐'하며 반가운 표정을 지은 뒤 운전대를 넘겨줬다"면서 "카트를 몰고 숙소 앞으로 가는데 부시 대통령이 나보고 `피곤하냐'고 물어 내가 웃으면서 `왜 당신이 피곤하냐'고 반문했더니 `괜찮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서 그냥 줄곧 1시간40분 동안 카트를 타고 캠프를 돌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카트를 타고 캠프를 돌 때 부시 대통령이 `왼쪽', `오른쪽' 하면서 방향을 가르켜 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돌다 보니 저녁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았더라"면서 "정상회담에 앞서 (우호적) 분위기가 조성됐고 거기서 친해져 만찬을 할 때는 이미 10년 지기가 된 것 같았고, 그래서 별별 농담과 사담을 주고받다가 미리 진열돼 있는 선물을 보고 서로 설명을 하면서 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1943년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영국의 처칠 전 총리간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 1978년 중동평화협정이 체결된 현장 등을 친절하게 소개해 주고 다양한 조깅코스와 자신의 산악자전거 코스 등도 설명해 줬다고 이 대통령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분위기가 무르익자) 부시 대통령이 `이 대통령이 힘들어 하거나 한국 입장에서 어려운 것은 이야기하지 말자'고 말하더라"면서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못 알아 들었는데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MD(미사일 방어체제), 아프가니스탄 파병 등 이런 주제는 아예 의제가 되지 않았다. 앞으로도 당분간 안 나올 것 같더라"며 군사적 이슈에 대한 미국측의 배려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만찬 때 부시 대통령이 `내 손을 잡고 기도하자'고 하더라"면서 "부시 대통령이 축복을 하는 것을 아무하고나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아주 좋은 일이다. 상대를 위해 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주한미군 연내 3천500명 추가감축 방안을 백지화한 것과 관련, 이 대통령은 "연내 추가로 감축키로 한 3천500명이 아파치 헬기 관련 핵심 공군병력이란 얘기를 듣고 우리가 먼저 제안할까 어쩔까 고민을 하다가 미 국방장관, 국무장관 등을 만났을 때 먼저 얘기를 꺼냈다"면서 "그 후 부시 대통령과 만났더니 먼저 `양국 군사력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 하면서 우리측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여 깜짝 놀랐다. 우리가 고민하고 있던 문제가 뜻밖에 잘 합의가 됐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의 미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 양해각서 체결에 언급,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전자관계 부분 등 절차가 있어서 한 1년은 걸릴 것이라고 하고 우리 쪽 전문가들도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라"면서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늦어도 연말이고 그전에, 옥토버(10월)까지라고 하면서 `빨리 들어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해서 앞당겨 진 것이다. 안 그랬으면 더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 국민 편의를 봐서 잘 됐다고 본다. 우리 돈을 갖고 미국 가서 쓰는데 광화문 대사관에 줄 서 있는 것을 보고 참 그렇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일반 국민 비자받는 게 큰 특혜를 받는 것처럼 돼 있는데 그런게 반미감정을 일으키는데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에게 협상 자세를 조언한 일화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힐 차관보가 지난번 남북간 협상을 쫓아다닐 때 내가 어드바이스(조언)를 했다. `북한과 협상을 할 때 밤낮이 바뀔 텐데 피곤한 기색을 보이면 (상대방이) 달려든다. 프레시(생기있는)한 얼굴로 해야 한다'고 했더니 힐 차관보가 나중에 내 귀에 대고 `그게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hjw@yna.co.kr
sims@yna.co.kr
huma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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