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성적 발표 다음날인 14일 일선 고등학교의 3학년 교실은 저마다 대학 지원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일선 학교들은 대학마다 입시요강과 전형 방법이 다른 최근의 입시가 수능성적
발표후의 `정보전'에서 판가름 난다고 보고 전체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 파악에 나서
고 자체 배치표를 만드는 등 지원전략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수험생들 역시 대
학별 수능반영방법과 전형 방식을 꼼꼼히 체크해가며 자신의 점수에 맞는 대학과 전
공을 찾고 있다.
개포고 이병대 3학년 부장은 "학생들이 되도록 많은 정보를 접하게 하는 한편
선생님들은 정보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해주고 있다"며 "인터넷 진학정보사이트와 학
원들이 제공한 배치표, 학교가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던 선배들의 진학자료 등을 토
대로 별도의 배치기준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동성고의 서한주 3학년 부장교사도 "성적표가 나오자마자 상담을 하러 학교를
찾는 학부모들이 줄을 잇고 있지만 신뢰할 만한 자료가 없는 상황이어서 진학지도
가 쉽지 않다"며 "졸업생들의 진학사례를 분석한 자체 프로그램과 학원의 배치표를
통해 진학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고의 유재우 3학년 부장교사는 "언론이 전달하는 정보는 상위권 학생들에
관한 것들일 뿐이고 학원들이 제시하는 배치표는 편차가 커서 학생들이 직접 판단하
기 쉽지 않다"며 "많은 정보 중 쓸만한 것들을 골라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특히 탐구영역의 과목별 표준점수 차이가 커서 진학지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울고 진학지도부장 박기명 교사는 "선택과목별로 표준점수 차이가 너무 커서
교사들이 진학 전략을 짜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으며 서한주 교사도 "표준점
수를 가지고 진학지도를 하다보니 대학마다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여러 자료를
분석해가며 학생상담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고 3학년 이모(18)양은 "희망 대학들의 홈페이지를 일일이 뒤져 가며 전형
방법을 확인하고 있다"며 "사회탐구 영역 점수가 생각보다 낮게 나와 이 영역 반영
비율이 낮은 대학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일선 학교들은 올해 수험생들의 대입지원 성향 중 가장 두드러진 특징을 하향
안전지원으로 보고 있다. 수험생들이 수능등급제가 도입되고 논술의 비중이 강화되
는 내년에 다시 시험을 치르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기명 진학지도부장은 "수험생들이 논술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신뢰하지 못하는
데다 수능등급제를 통해 손해를 본다는 생각에 재수를 피하려 한다"고 설명했으며
삼성고 3학년부장 정길곤 교사도 "두세단계 하향지원을 하는 게 올해 수험생들의
대세다. 학생들에게 하향지원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장재은.차대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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