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성매매' 여파로 제주 등 국내여행 활성화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국제화 붐을 타고 작년까지 꾸준히 증가했던 일선학교의 해외 수학여행이 올해 들어 중국을 중심으로 급감했다.
작년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고등학생의 일부가 현지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문제가 제기된 데 따른 여파로 당분간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해외로 수학여행을 다녀왔거나 앞으로 떠나게 될 초중고교는 69곳으로 지난해 88곳보다 20% 넘게 감소했다.
학교단위별로 초등학교가 중국 7곳, 일본 13곳, 싱가포르 1곳 등 총 21개교이며 중학교는 일본 5개교, 고등학교는 중국 7곳, 일본 36곳 등 43개교이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2004년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교가 3곳에 불과했다가 작년에 65곳으로 4년만에 20배가 넘게 증가했으나 올해는 43곳으로 20곳 넘게 감소했다.
해외 수학여행지로 인기가 높았던 중국은 재작년 32곳에서 작년 43곳으로 늘었지만 올해는 단 14곳에 불과, 초등학교와 고등학교가 7곳씩 있을 뿐 중학교는 한곳도 없다.
대신 일본이 재작년 26곳에서 작년 36곳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54곳으로 무려 20곳 정도 증가, 중국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
여타 수학여행지로는 초등학교 1곳이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것에 그쳐 작년 싱가포르, 몽골, 독일, 프랑스, 호주, 태국, 스페인,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9곳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해외 수학여행이 많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고등학생의 일부가 현지에서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후유증으로
지난해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학교들의 상당수 숙소가 청소년 유해환경 밀집지역에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시교육청은 올해 `수련교육ㆍ수학여행 실무지침'을 개정, 국내외 수학여행시 사전답사를 의무화하고 청소년 유해환경 밀집지역으로의 수학여행을 금지했다.
해외 수학여행으로 학생들 사이에 위화감이 조성되고 국내 여행지가 외면받는 부작용이 생기자 교육 당국과 지자체들이 국내 수학여행 활성화에 나선 것도 중요한 이유로 분석된다.
시교육청은 문화관광체육부, 한국관광공사, 제주도 등 각 지자체들과 국내 수학여행 활성화를 위한 새 코스 개발에 나섰고 일선학교 교사들을 초청해 팸투어를 실시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3년간 수학여행지를 분석한 결과 대표적 수학여행지인 경주권은 2004년 5.3%에서 2006년 1.9%로, 설악권은 24%에서 13%로 각각 방문율이 줄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 수학여행 문제가 터지면서 국내 수학여행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며 "서울에서는 중국 대신 제주를 선택한 학교가 많았다"고 말했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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