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 미국의 한인 동포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미 의회 비준 동의를 위해 지역구를 중심으로 의원들을 설득해 지지를 얻어내는 풀뿌리 운동에 나섰다.
이는 지난해 미 의회에서 채택된 위안부 결의안을 위해 한인 단체들이 해당 지역구 의원들의 지지 서명을 받아낸 것과 같은 방식을 FTA에도 적용한 것으로, 동포들은 유권자의 힘으로 의원들을 움직여 FTA의 의회 통과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뉴욕의 스태튼아일랜드한인회 등은 30일(현지시간) 한미FTA 지지동포연합 후원으로 스태튼아일랜드 와그너대학에서 비토 포셀라 하원의원과 이세목 뉴욕한인회 회장을 비롯한 한인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FTA 토론회를 열고 지역구 의원들을 상대로 한미 FTA 지지요청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스태튼아일랜드 한인회에 이어 플러싱, 브롱스 등의 한인 단체들도 지역구 의원을 상대로 한 한미 FTA 지지 운동에 나설 계획이어서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등 교포들이 많이 사는 지역을 중심으로 FTA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의원들을 설득하는 활동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스태튼아일랜드 한인회의 방주석 회장은 "미 의회에서 한미 FTA 통과에 대한 논의가 안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구 의원을 상대로 지지를 확보해 FTA 통과의 불꽃을 지피는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며 한인 사회에 이 같은 운동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곳이 지역구인 포셀라 의원은 연설을 통해 한미 FTA가 양국에게 득이 되고 이해관계 증진에도 기여할 것이라면서 의회에서 한미 FTA의 통과에 진전이 있기 위해서는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점과 함께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득 운동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포셀라 의원은 쇠고기 문제 해결 전에는 의회에서 FTA 통과에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의회를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도 한미 FTA의 진전에 대한 어떠한 징후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면서 "의회가 FTA를 지지하도록 변화의 바람을 불러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역구 의원들을 찾아가 한미 FTA의 혜택을 알리고 설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주미 대사관의 최석영 공사는 쇠고기 문제가 해결되면 미국의 업계도 한미 FTA 통과를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라면서 "내년에는 미국의 정치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올해 FTA가 꼭 통과되도록 동포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최 공사는 미 하원에서 공화당 의원 201명 중 170~180명은 한미 FTA를 지지할 것으로 보여 민주당에서 40~50표만 얻으면 과반을 넘어 한미 FTA가 통과될 수 있다면서 동포들이 나서 해당 지역구의 주요 의원들이 FTA 지지 표결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00여개 단체가 가입해 있는 한미FTA 지지동포연합의 코디네이터인 최영수 변호사는 "현재 상황에서 의회의 FTA 비준 동의를 위해서는 동포 유권자들의 결집된 영향력을 발휘해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며 풀뿌리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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